야구공이 한국과 미국의 프로야구리그에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6년 만에 1000홈런 돌파(현재 977개)를 앞둔 한국 프로야구에선 공인구가 홈런 풍년의 '주범'으로 의심받고 있다. 홈런의 희생양의 된 구단 관계자들은 공의 반발력이 커져 홈런이 증가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 구단이 100홈런을 달성한 데다,작년에는 시즌 끝나고 20홈런 이상을 친 선수가 네 명이었지만 올해는 시즌 일정의 4분의 1를 남겨둔 시점에서 12명이나 20홈런 이상을 쳤다.

최근 미국에선 야구공이 살인 무기라는 혐의를 벗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A의 피오리아 치프스와 데이턴 드래건스의 경기에서 투수 훌리오 카스티요(데이턴)가 상대팀과 난투극을 벌이다 관중석으로 던진 공이 관중의 머리를 맞아 체포됐다. 검찰은 공이 치명적인 무기라며 카스티요를 흉기 사용과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폭행에 대해선 '유죄',공이 흉기란 부문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야구공은 어떻게 만들어지기에 이런 구설수에 오르는 걸까. 현재 한 · 미 · 일 3개국 프로야구의 공인구는 무게 141.7~148.8g,둘레 22.9~23.5㎝ 이내로 규정돼 있다. 공 중심에는 붉은색 고무로 감싼 코르크가 있고 여기에 양모실과 면실이 차례로 감겨 있다. 겉 면은 탄력이 가장 좋은 소 등부분 가죽만 사용하고 초를 미끈하게 바른 10가닥의 붉은 실로 108땀을 뜨면 공이 완성된다.

1840년대 야구 초창기에는 공 무게가 현재의 절반 정도인 85g으로 가볍고 고무를 가운데 넣어 반발력이 매우 높았다. 이 때문에 한 경기 점수가 100점 이상인 경우가 많아 1846년에는 21점을 먼저 내는 팀이 승리하는 규칙을 도입했을 정도다. 이후 공의 무게는 늘어났고 크기도 커져 1870년대 초반에 지금과 같은 크기로 확정됐다.

야구공의 최장 수명은 1이닝에 불과하다. 땅볼이나 파울볼이 될 경우 바로 교체된다. 공을 자주 교체하는 이유는 공에 이물질이 묻으면 타자들의 시야를 헛갈리게 할 수 있고 투수들은 훼손된 공으로 변화구 등을 던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홈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공인구의 반발계수기준은 0.4134~0.4374다. 한국야구위원회는 구장에서 임의로 공을 수거해 체육과학연구원,스포츠용품시험검사소 등에서 검사한다. 보통 전반기에 한번,후반기에 한번 검사한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다섯 번이나 반발계수를 측정했다. 한국야구위원회 운영팀 관계자는 "올해 홈런 풍년으로 말들이 많아 여러 차례 검사했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