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태극전사들의 `맏형'인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09-2010 시즌 개막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오는 16일 밤(한국시간) 올드트래퍼드 홈구장에서 버밍엄시티와 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정규리그 4연패를 노리는 맨유가 개막전에서 선보일 전력도 흥미를 끌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산소탱크' 박지성이 개막전에서 뛰느냐가 관심사다.

2005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은 2005-2006 시즌 개막전 에버튼과 원정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8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이후 개막전에서 선발 출장을 못했다.

지난해와 2007년에는 무릎 부상 여파로 개막전에 뛰지 못했고, 2006년에는 후반에 교체 선수로 출장했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물러났다.

박지성이 이번 개막전에서 선발 출장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박지성과 포지션이 겹치는 루이스 나니, 그리고 새로 합류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바로 선발 출장 여부이기 때문이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이 12일 치러진 파라과이와 평가전에 주장인 박지성을 참가시키지 않은 것도 이런 중요성을 배려한 것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위건 애슬레틱에서 뛰었던 에콰도르 출신의 측면 미드필더 발렌시아는 지난달 30일 독일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와 `아우디컵 2009' 1차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발렌시아는 6일 발렌시아와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넣은 2골을 돕거나 이끌어내는 활약을 펼쳐 퍼거슨 감독의 칭찬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박지성은 결장했다.

지난 시즌 박지성에 밀려 13경기(선발 7경기)에서 1골 2도움에 그친 나니는 10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09 커뮤니티실드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이 뽑은 올 시즌 맨유의 선발 베스트 11에 박지성과 나니가 미드필드에 번갈아 포함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발렌시아,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처와 함께 박지성의 이름을 올렸다.

반면 골닷컴은 선발 미드필드진으로 나니-플레처-캐릭-발렌시아를 예상했다.

이렇듯 상황은 만만치 않지만 박지성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와 치른 커뮤니티실드에 선발 출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박지성은 당당히 선발 출장해 후반 30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될 때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주전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특히 호나우두의 빈자리를 메우려는 듯 상대 진영을 거침없이 누비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박지성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성이 개막전에 당당히 선발 출장해 올 시즌 팀의 당당한 `베스트 11'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