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의 골문을 뚫고 희망봉을 향해 힘찬 출발을 하겠다'
`올드 보이' 이동국(30.전북 현대)이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에 한국 축구대표팀의 골잡이로 공격 선봉장을 맡는다.

파라과이와 평가전은 지난 6월17일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을 마지막으로 50여일의 휴식기를 가졌던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첫 시험무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 파라과이는 한국(40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고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도 4경기 연속 무패(1승3무) 행진 중인 강팀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파라과이와 평가전에 대비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꾸렸고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K-리그에서 매서운 골감각을 뽐냈던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발탁했다.

지난 2007년 7월 아시안컵 참가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은 `난적'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이근호(이와타)-박주영(AS모나코) 투톱 체제를 선호했지만 이틀 전 2009-2010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개막전에 풀타임으로 뛰었던 박주영에게 `조커' 임무를 맡기는 대신 이동국 카드를 먼저 쓰겠다는 심산이다.

10일 훈련 때도 이동국과 이근호를 먼저 투톱으로 세워 이동국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이동국으로서는 시원한 득점포로 파라과이의 골문을 열어야 허정무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지난 2006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시절 `황태자'로 불리며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이동국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독일 월드컵 출전 기회를 날렸지만 A매치 71경기에서 22골을 사냥한 대표적인 골잡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지난해 복귀한 성남 일화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동국은 올해 초 전북으로 둥지를 옮겨 정규리그 14골로 득점 부문 선두를 질주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를 잡은 이근호는 프랑스 진출이 좌절되면서 이와타와 재계약해 안정을 찾았고 박주영도 입국 직전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배달하는 천금 같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파라과이 격파에 힘을 보탠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오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치러진 마지막 훈련에서 이동국과 이근호를 투톱으로 좌우 날개에 염기훈(울산)과 기성용(서울)을 배치하는 4-4-2 전술을 가동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빠진 상황에서 기성용을 측면 날개로 먼저 기용해 전술 변화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코칭스태프의 복안이다.

중원은 조원희(위건)-김정우(성남) 듀오가 먼저 맡는다.

코칭스태프는 경기를 치르면서 기성용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 보내고, 김치우(서울)을 측면 날개로 기용하는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김동진(제니트)이 위장 장애로 중도에 하차한 가운데 4-4-2 포메이션의 포백 수비라인 중 좌우 측면은 이영표(알 힐랄)와 오범석(울산)으로 굳어졌다.

중앙수비수 `듀오'는 이정수(교토)와 조용형(제주)에게 무게가 실려 있는 가운데 조용형이 같은 제주의 강민수와 주전 자리를 다툰다.

골키퍼 장갑은 `거미손' 이운재(수원)가 낄 전망이다.

◇파라과이 평가전 예상 베스트 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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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표 염기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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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희 │
│ 이정수 이근호 │
│이 │
│운 조용형 │
│재 이동국 │
│ 김정우 │
│ │
│ 오범석 │
│ 기성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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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