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과정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 두 번 다시 그런 실수 없도록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20.단국대)이 빈손으로 귀국해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0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박태환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노민상 감독을 비롯한 경영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200m, 400m와 1,500m 세 종목에 출전했지만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장거리 이동에다 비행기가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여 늦게 도착해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자신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하는 팬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답례하며 대한수영연맹이 마련한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갔다.

박태환은 먼저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던 면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부족한 것을 알았으니까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입국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를 목표로 훈련도 최선을 다했다. 큰 기대감 속에서 치러 부담이 된 것 같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긴장감이 풀린 것 같다. 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것보다는 나 자신이 연습 과정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 두 번 다시 그런 실수 없도록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성적이 나지 않아 나 자신도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번 로마 대회에서는 장린이 자유형 800m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쑨양이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박태환의 중국 라이벌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박태환은 이에 대해 "긴장이 많이 된다. 아시아권에서 계속 붙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나도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며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장린을 이기는 것이 내 목표다. 그리고 꼭 이겨야 한다. 내가 뛰는 종목에서 모두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박태환은 또 "세계의 벽이 높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느꼈다. 그 선수들에게 졌다고 자신감을 잃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독기를 품고 자신 있게 하는 스타일이다"라면서 "큰 숙제를 내준 것 같다. 큰 아픔 줬으니깐 다음번에 좋은 모습 보여달라는 것으로 생각하겠다. 이번에 내가 느낀 감정들을 다음에는 그 선수들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긴장을 늦추고 훈련한 것이 잘못이었다. 이를 알았으니까 두번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박태환은 고 조오련 씨 타계에 대해 "이탈리아에서 소식을 접했는데 한국 수영인으로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신 선배님이자 선생님이라 마음이 아프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종도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