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2009 프로야구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2일 7년 만에 리그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한때 '종이호랑이'로 불렸던 기아가 강력한 리그 우승 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철벽 마운드를 꼽을 수 있다. 현재 기아의 팀 방어율은 3.79로 가장 낮다. 27승을 합작한 구톰슨,로페즈,양현종 그리고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WBC스타' 윤석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다. 기아가 상반기에 팀 타율이 저조한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선발진 덕분이다. 선발 투수의 능력을 보여주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부문에서 47회로 리그 1위다. 불펜 요원 유동훈의 활약도 눈부시다. 5승,10세이브,10홀드,방어율 0.67로 기아 투수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엔 '물방망이' 타선이 '불방망이'로 바뀌면서 승수 쌓기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전반기 시즌 초반 2할대 초반에 머물던 팀 타율이 7월 들어 2할8푼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28일 롯데전으로 복귀한 이용규는 김원섭과 함께 테이블 세터(1,2번 타자)를 이뤄 팀 공격의 물꼬를 트고 최희섭,장성호 등 중심 타선이 팀 타격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김상현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4월19일 LG에서 이적한 뒤 기아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타점 2위(78개)인 그는 특히 결승타만 무려 10개를 기록해 팀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조범현 감독의 실속형 승수관리도 '기아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보통 3연전에서 2승 1패만 해도 성공이다. 기아는 올해 27번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13차례나 기록했다. 3연전 전승은 3번밖에 없지만 3연전 전패는 한 번뿐이다. SK 8연승,LG 8연승,두산 7연승 등 다른 팀들이 연승을 하면서도 5연패 이상을 기록할 때 기아는 조용히 효율적으로 승수를 올렸다. 이는 조범현 감독의 관리야구에서 비롯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