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우즈가 2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 그 말을 들었는지,타이거 우즈(34 · 미국)는 "US오픈이라도 8타 간격을 쫓아가는 것은 문제없다"고 응수하며 곧바로 '골프 황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2,3라운드에서 무려 16타를 줄이며 선두로 부상한 뒤 최종일 그만의 '우승 방정식'을 증명해 보였다.

우즈는 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블랭크 워익힐스GC(파72)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뷰익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20언더파 268타(71 · 63 · 65 · 69)를 기록,존 센든(호주) 등 3명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4승째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뒤 투어 통산 69승째로 이 부문 2위 잭 니클로스(73승)에게 4승 차로 다가섰다. 2002,2006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세 번째 정상에 오른 우즈는 이번 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과 다음 주 USPGA챔피언십 등 2개의 '빅 매치'에서 우승 기대를 높였다.

이 대회 전까지 54홀 선두일 경우 우승 확률 97%(36개 대회 중 35승)였던 우즈에게 최종일 마이클 레트직,롤랜드 대처(이상 미국),센든 등 무명 선수들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우즈는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고 우승까지 내달았다.

우승상금 90만달러를 보탠 우즈는 시즌 상금 546만달러가 돼 맨 먼저 500만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2주 전 브리티시오픈 커트 탈락의 불명예에서 벗어난 우즈는 "우승을 했다가 커트 탈락을 하기도 하는 것이 골프다. 안 좋은 성적은 다음 주 새로운 대회를 위해 뒤로 제쳐놓아야 한다"며 "앞으로 2주 연속 대회에 나가는데 두 대회 모두 코스가 어려울 것이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으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합계 16언더파 272타의 단독 5위.지난 3월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지난주 RBC캐나디안오픈 공동 8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톱10' 진입이다. 재미교포 케빈 나(26 · 타이틀리스트)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47위,위창수(37 · 테일러메이드)는 6언더파 282타로 공동 57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