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23 · 휠라코리아)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최종라운드를 마친 뒤 실격통보를 받았다.

한국선수, 실격 왜 이리 많지?
지은희는 2일 밤(한국시간) 열린 대회 4라운드를 3오버파 75타로 마쳤다. 합계 스코어는 18오버파 306타(76 · 74 · 81 · 75)로 하위권.그러나 실격처리되면서 4라운드 스코어는 무효가 됐고,3라운드 합계 15오버파 231타만 기록으로 남았다. 미국LPGA투어 측에서 밝힌 실격사유는 3라운드 때 스코어를 잘못 적었다는 것이다. 지은희는 그날 버디3 보기4 더블보기1 트리블보기2개 등 어지러운 스코어를 적어냈는데,특정홀 스코어를 실제 타수보다 낮게 적어낸 것으로 보인다.

지은희는 불과 3주 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메이저 챔피언'이어서 놀라움을 더해준다. 더욱이 이번 대회 1라운드 후 강수연(33 · 하이트)도 실격당한 터여서 충격적이다.

올해 치러진 미LPGA투어 17개 대회에서 나온 실격은 모두 네 차례다. 그 중 한국 선수들이 세 명이나 들어있다. 지난 3월 J골프피닉스인터내셔널에서도 박진영이 실격당했다. 한국 선수들은 유난히 실격이 잦은 셈이다. 특히 지은희와 미셸 위(20 · 나이키골프)는 실격 '단골'이다. 지은희는 이번 말고도 투어 데뷔 연도인 지난해에도 두 번이나 실격당했다. 필즈오픈에서는 '스코어 오기(誤記)'로,하나은행 · 코오롱챔피언십에서는 로컬룰을 오해해 실격당했다. 1년6개월 동안 세 번이나 실격당해 '실격 노이로제'가 걸릴 법하다. 미셸 위도 2005년 프로데뷔전인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드롭 잘못으로 실격당한 데 이어 지난해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는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아 두 번째 실격을 당했다.

'기권'도 한국선수들이 유난히 많이 한다. 홍진주의 경우 올해 세 번,이정연과 제인 박은 두 번이나 중도에 기권했다. 전체 기권 선수의 절반가량이 한국 선수들이다. 미LPGA투어프로의 한 아버지는 "우리 선수들이 자주 실격을 당하고 기권을 하기 때문에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국 선수들이 실격을 많이 당하는 이유는 영어가 서투른 점도 있지만,라운드 후 스코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경기는 열심히 하지만,가장 중요한 스코어 확인은 소홀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에게는 '기량은 최고 수준이나,기초는 최하'라는 쓴소리가 쏟아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