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2009부산 국제배구대회는 FA(자유계약)선수제도에 동의하지 않은 선수들 때문에 자칫 개최가 물 건너갈 뻔했다. '프로배구 발전을 염원하는 선수들의 모임'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마련한 FA제도 시행안이 부당하지만 배구 발전을 위해 대회에는 참여하기로 했다"며 한발 물러났지만 일부 선수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야구 축구 농구에 이어 배구에까지 FA제도가 도입됐다. 내년부터 시행될 프로배구 FA제도의 핵심은 6시즌을 뛴 선수에게 FA 자격을 주고,특정 구단이 2명 이상과 계약을 맺을 수 없으며,FA 선수를 내주는 팀도 2명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주력 선수들의 급격한 이동을 막기 위해 여러 제한을 둔 게 고액 연봉을 향해 움직이는 선수들에게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FA제도는 미국 프로야구에서 시작됐다. 앤디 매서스미스와 데이브 맥널리가 2년간 법정 투쟁 끝에 1976년 얻어낸 결과물이다. 매서스미스-맥널리 분쟁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00여 년간 유지된 구단의 일방적인 권리인 '선수 보류권'에 제동을 건 것.이후 FA제도는 선수들이 구단으로부터 벗어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FA제도가 여전히 달갑지 않다. FA 대어를 잡기 위해 쏟아 부은 돈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는 '먹튀'(몸값에 비해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6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는 9시즌을 뛰어야 FA 자격을 준다. 또 다시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4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축구는 선수 생활 기간과 상관없이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자동으로 FA가 된다. 프로농구는 미국프로농구(NBA)와 골격이 같다. 프로농구연맹(KBL)은 신인 선수 1라운드 지명자가 5년간 계약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것으로 정했다.

사상 최고의 FA 대박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나왔다. 2001년 메이저리그의 최고 타자로 꼽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간 2억2000만달러에 계약했고 이후 뉴욕 양키스로 옮기면서 다시 10년 계약으로 2억7500만달러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프로 야구에서 심정수(사진)가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4년간 60억원에 사인한 것이 역대 최고의 몸값이다. 프로농구는 김주성(동부)이 받은 연봉 7억1000만원이 최대 액수다. 프로배구에서는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샐러리캡 제도 때문에 대박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