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집에 16명밖에 참가하지 않아 기본적인 훈련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대학선수권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회복 훈련부터 해야 한다. 소집 기간 수비 조직력을 높이고 공격 루트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겠다"

다음 달 2일부터 6일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제4회 수원컵 개막을 1주일 앞둔 24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다시 모인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홍명보 감독은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첫날 훈련을 지휘했다.

소집 명단 22명 가운데 주말에 프로축구 K-리그 경기가 잡혀있는 구자철(제주), 서정진(전북), 이승렬, 이범영(부산)과 일본 J-리그 소속인 최정한(오이타), 조영철(니카타) 등 6명이 이날 NFC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K-리그 3총사인 구자철과 서정진, 이승렬, 그리고 일본에 다녀와야 하는 조영철은 8월2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수원컵 개막전에 출전할 수 없다.

대학 선수들은 선수권대회 참가 직후라서 피로가 쌓여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오후 4시30분 훈련을 시작한 직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선수들은 홍 감독의 지휘 아래 비를 맞으며 1시간 정도 훈련을 했다.

부족한 훈련 시간과 주전 선수들의 불참 등 악조건을 돌파하기 위한 비장한 각오의 강행군이다.

홍명보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는 9월 이집트에서 열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이 수원컵 첫 경기에 못 나오지만 여건을 탓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 경험이 많지 않아 이번 수원컵은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8월2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첫 경기에 이어 이집트(4일), 일본(6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집트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다.

홍 감독은 "이집트는 올해 초 이집트 초청대회 때 이겼지만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같은 조에 속한 카메룬과 같은 아프리카 팀으로 비슷한 전력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공격수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스위치 플레이로 상대 뒷공간을 노리겠다.

또 공격 루트 개발로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고 세트플레이를 이용해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겠다"고 작전 구상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공격수 김동섭(일본 시미즈 S펄스)은 "공을 잡았을 때 돌파하는 한편 공격할 때 역습에도 대비하라는 주문을 많이 받는다.

우리는 4-3-3 포메이션에서 측면을 이용한 빠른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주전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

수원컵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두 팀이 나오기 때문에 실력 차를 점검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팀은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담금질을 한 뒤 30일 수원으로 넘어가 막바지 훈련을 벌인다.

(파주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