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무대를 빛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과 '막내' 기성용(19.서울)이 처음으로 '적'으로 만난다.

무대는 금호타이어컵 '맨유 코리아투어 2009'다.

박지성과 기성용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맨유와 FC서울의 '맨유 코리아투어 2009'에서 태극 유니폼 대신 각자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축구대표팀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큰 힘을 보탠 주축 선수끼리 맞대결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 2007년 맨유 방한 경기 때 무릎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던 박지성으로선 맨유 유니폼을 입고 처음 고국 무대를 밟는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

기성용 역시 지난 2007년 홈 구장에서 맨유를 만나 0-4로 대패했던 쓰린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어 대표팀 고참과 '우정의 대결'을 넘어 내심 FC서울의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맨유는 지난 2007년 7월 첫 내한 경기에서 서울 상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크리스 이글스, 웨인 루니, 파트리스 에브라의 연속골을 앞세워 4-0으로 완승했다.

서울은 당시 정조국, 이상협을 전방에 세우고 히칼도와 이청용, 기성용이 중원 2선에서 지원 사격을 했지만 루니와 라이언 긱스, 마이클 캐릭, 폴 스콜스, 에브라, 리오 퍼디낸드, 에드윈 판데르사르 등 추정 몸값만 3천200억원에 달하는 맨유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골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서울은 2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 서울은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정규리그 8위에 머물면서 고전했지만 지금은 당당히 정규리그 1위를 지키면서 최근 8경기 연속무패(6승2무)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비록 오른쪽 날개를 맡아온 젊은 피 이청용(20)이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 입단 절차를 마무리하려고 영국으로 건너가면서 전력 누수가 걱정되지만 서울은 기성용의 중원 지휘를 바탕으로 골감각이 살아난 정조국과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맨유와 첫 대결 때 17살에 불과했던 기성용은 대표팀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성장해 맨유를 상대로 '중원의 지휘자'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뿐이다.

이에 맞서는 맨유도 최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팀을 떠났지만 박지성을 필두로 조란 토시치, 루이스 나니, 대런 플레처 등 측면 자원이 굳건하고, 최근 영입한 마이클 오언이 말레이시아 투어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릴 만큼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어 화끈한 골 사냥을 예고하고 있다.

박지성 역시 말레이시아 투어에 빠지는 동안 국내에서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해온 만큼 국내 팬들과 첫 그라운드 대면을 앞두고 화끈한 '공격 본능'을 보여주겠다는 태세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