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간판 타자 박용택(30.LG)이 말하는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란 일반적인 스트라이크 존과 달리 타자 자신이 때릴 수 있는, 꼭 때려야 하는 가상의 존이다.

안정된 타격 자세를 바탕으로 가상의 존을 그리고 그 안에 들어오는 공을 구종, 볼 카운트에 상관없이 휘두르는 것이다.

타자들은 타격감각을 어느 한순간 터득하지만 한 번 감각을 잃으면 절대 못 찾기도 한다.

감각 대신 스트라이크 존만 확실히 세운다면 슬럼프에 빠질 확률도 낮아진다.

박용택은 절친한 고려대 1년 후배 이택근(29.히어로즈)에게 물었다.

"A라는 왼손 투수는 직구도 좋고 슬라이더도 정말 잘 던지는데 어떻게 때려야 하니?"

2005년부터 4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때렸고 올해도 17일 현재 0.316을 때린 인정받는 교타자 이택근은 "형, 형이 원래 생각했던 스트라이크 존을 약간만 옮기면 돼요.투수도 먹고살아야죠. 그 존안에 들어오면 때리는 거고 안 들어와 스트라이크가 되더라도 편하게 생각하세요"라고 답했다.

쉬운 비유로 다 때리려는 욕심을 버리되 마음에 드는 공은 놓치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던 박용택이 단순해졌고 김현수(두산)나 이병규(주니치)의 전성기 때처럼 '볼 보고 볼 때리는' 수준에 도달했다.

박용택이 꼽는 부활의 또 하나의 비결은 아침밥이다.

2005년 결혼해 딸 솔비(2)를 얻은 박용택은 딸 덕분에 '아침형 인간'으로 변했다.

밤늦게 경기가 끝나도 다음날 아침이면 일찍 눈을 뜨는 딸 덕분에 8시면 일어난다.

방문 경기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박용택은 "아침밥을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야구를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며 후배들에게도 '아침형 인간'이 되기를 권유한다.현역으로 오래 뛰는 선수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아침밥을 소중히 여긴다. LG에서 큰 자취를 남기고픈 박용택은 서른에 장수법을 터득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