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연속 완봉승은 솔직히 부담됩니다.욕심내다가 다칠까봐 겁이 나고요.여론의 주목은 받겠지만 그보다도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고 싶은 목표뿐입니다."


프로야구 28년 역사상 다섯 번째로 3경기 연속 완봉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송승준(29)은 다음 등판에서도 신기록보다는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져 3점 이내로 막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송승준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한화와 경기에 등판한다.

송승준은 지난달 28일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단 4안타만 주는 역투로 3연속 완봉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주포 김태균이 살아난 한화가 이번에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아는 듯 12일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히어로즈와 경기에 앞서 만난 송승준은 "선발투수로서 팀에 해가 되지는 않겠다는 각오로 던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 3연패로 시작한 송승준은 5월3일 두산과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긴 뒤 10일 히어로즈와 경기까지 9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6월4일 SK와 경기부터는 나가는 족족 승리를 챙겼고 현재 30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다음은 송승준과 일문일답.
--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완봉승에 도전해볼텐가.

▲솔직히 부담된다.

욕심내다 다칠까 겁난다.

어제도 말했지만 솔직히 1회 1점을 주고 시작하고픈 마음이다.

여론의 주목은 받겠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는 게 목표다.

'언제까지 던지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마운드에 오르진 않는다.

다만 공 하나하나 집중해 던지다 보니 벌써 9회가 돼 있더라.
3경기 연속 완봉승을 하는 과정에 동료 야수들이 큰 도움을 줬다.

인터뷰 때마다 항상 고마움을 표시하는데 부산에 돌아가면 피자를 또 한판씩 돌릴 계획이다.

--본인이 등판하는 날 더그아웃 분위기는 어떤가.

▲내가 등판하는 날 야수들이 여러 면에서 뒷받침해주려고 노력한다.

주장 조성환 선배나 홍성흔 선배가 야수들에게 주문도 많이 한다.

내가 기록 행진 중이어서 야수들이 더 집중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항상 고맙고 그런 마음을 경기 중에 보여줘 너무 감동적이다.

이게 바로 조직력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일 SK와 경기에서 완봉승을 올리기 전 어머니가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던데.
▲어머니께서 깊은 뜻에서 하신 말씀이라 생각하고 왜 그랬는지는 여쭙지 않았다.

어제도 경기 후 어머니가 '잘했다.

몸 관리 잘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3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둔 소감은.
▲첫 완봉승을 거둘 때부터 비디오 분석도 충실히 했다.

포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야수들에게도 타자들의 습성에 대해 자주 조언을 구했다.

마음가짐을 달리 먹은 게 주효한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직구를 던져 얻어 맞고 자멸한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칠 테면 쳐봐라. 내가 힘으로 누르겠다'는 긍정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던진다.

운도 따르고 야수들의 좋은 플레이도 뒤따르는 것 같다.

--스플리터가 명품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까지는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피곤할 때 팔이 옆으로 뉘어서 나올 때가 많고 이럴 때는 각도가 살지 않는다.

어제도 팔이 옆으로 나와 밋밋했다.

직구처럼 위에서 아래로 던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지금 공이라면 상대 타자들이 거의 손을 대지 못할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내 공에 자신감을 갖지 못해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던지지 못했다.

직구만 90% 이상 던지다 보니 얻어맞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자신감을 회복했다.

--완봉승을 하는 동안 투구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송승준은 3연속 완봉승을 거둔 경기에서 98개-114개-119개를 던졌다.

)
▲원래 난 공을 많이 던지는 투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타가 될 타구가 병살타가 되거나 야수들의 호수비에 막혔고 상대 공격의 맥이 끊기면서 투구수가 확 줄었다.

선발투수로서 7이닝 동안 퀄리티스타트를 하자는 목표로 나서는 데 운이 따른 것 같다.

--개인 목표가 있다면.
▲예전 미국에서 뛸 때 가끔 공항에서 인터뷰할 때 "이번에는 꼭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겠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사실 마이너리그에서 목표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은가.

당시 안 좋은 기억 탓에 언론에도 목표치는 말하진 않는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려면 70~80승을 거둬야 하는데 그 승수를 올리는 데 내가 힘을 보태면 개인 목표도 충분히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발톱이 많이 아픈 것으로 알고 있다.

▲발톱이 살 안쪽으로 자란 바람에 경기 후에는 살을 찢고 발톱을 잘라줘야 한다(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혜택을 받은 송승준은 지난 겨울 이택근(히어로즈)과 4주 군사훈련을 받았고 이 때 내성발톱 증상을 겪었다)
던질 때마다 발이 아프지만 위기가 오고 집중을 하다 보면 금세 통증을 잊는다.

가장 아플 때는 이닝이 교체된 뒤 벤치에서 쉴 때인데 너무 아파 진통제를 먹기도 한다.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가면 발톱이 곪아 침으로 나쁜 피를 빼내고 아이스 스프레이를 뿌려줘야 한다.

수술을 하면 몇 주 쉬어야 하기에 참고 던지다가 시즌 후 메스를 댈 예정이다.

--여자 친구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꼭 이기라고 당부했다던데.
▲여자 친구는 인필드 플라이, 병살타 등을 잘 모른다.

야구를 잘 모르는 친구지만 내가 워낙 히어로즈에 약해서 만날 때마다 그런 얘기를 했더니 잘 던지라는 뜻에서 했던 것 같다.

만날 때 야구 얘기는 잘 안 하지만 내가 게으름을 피웠을 때 약이 되는 조언을 해줬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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