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일전에 대한 관심은 이역만리 외국 땅에서도 뜨거웠다.

제25회 베오그라드 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열린 11일 새벽(한국시간) 베오그라드 FC파르티잔 경기장.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석에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 중에는 `KOREA'라는 글씨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선수단 관계자들도 있었지만, 평상복을 입은 이들이 더 많았다.

대사관 직원과 가족을 포함해 베오그라드에 사는 교민은 30명이 채 안 돼 이번 대회 모든 경기장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교민들이 이날은 한일전을 맞아 거의 다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종해 주 세르비아 대사는 부인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승리를 축하했다.

다른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도 대부분 경기장을 찾아 응원에 열을 올렸다.

세르비아 교민 5분의 1을 차지한다며 너스레를 떨던 신인근(46)씨도 부인과 장모 그리고 딸 2명을 `대거' 동원해 경기장을 찾았다.

이 가족은 대형 태극기와 꽹과리까지 갖추고 나와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의 응원구호를 주도했다.

세르비아 국립오페라단에서 3년째 테너 가수로 활동 중이라는 이헌(33)씨는 부인, 세살배기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씨는 "인터넷을 뒤져 한일전이 열린다는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라면서 "대사관에서 따로 연락한 것도 없는데 이 자리에서 한 두 명을 빼고 세르비아 교민 모두를 보게 돼 놀랍다.

이렇게 다 같이 모인 것은 근래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민들은 한국 여자축구팀 선수들의 경기 내용 하나하나에 박수와 함성을 보냈고, 선수들은 4-1이라는 완벽한 승리로 이 성원에 답했다.

한편 한국 응원단 옆에는 일본 응원단이 자리잡았지만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 10여명이 대부분이어서 응원전에서도 한국에 완패했다.

(베오그라드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