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회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이번에는 스코어보드도 안보고 경기에만 집중했어요.

아직도 얼떨떨해요"
6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생애 처음 우승한 이은정(21)은 아직도 우승이 실감이 나지 않는 목소리였다.

이은정은 "작년 시즌 막바지에는 허리와 목디스크가 함께 오는 바람에 성적이 안좋았는데 퍼트와 아이언샷을 열심히 연습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아버지가 너무 기분이 좋아 운영하는 식당에서 공짜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는 이은정은 "이번 우승으로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권까지 얻어 더욱 열심히 연습해야 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정은과 일문일답.
--아무도 예상치 못한 우승이었다.

소감은.
▲지난 대회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스코어보드도 보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는데 우승까지 했다.

아직 얼떨떨하고 우승이 실감이 안난다.

--이은정 선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국내 아마추어 대회 때도 우승한 적이 없다.

큰 대회 우승은 2005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이었을 정도로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1988년생이지만 학교를 일찍 들어가 박희영(22)과는 한영외고 동기생이다.

--골프는 언제 시작했나.

▲(경기도 포천) 동남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살을 빼기 위해 골프채를 잡았는데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프로무대를 거치지 않고 LPGA 투어에 진출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02년 겨울 전지훈련을 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왔는데 미국의 골프환경이 너무 좋았다.

이왕 LPGA 투어를 목표를 했으니 미국에서 승부를 내려고 했다.

이후 방학 때마다 미국에서 전지 훈련을 했고 2005년 퍼블릭링크스 우승 뒤 2006년 미국에서 프로로 전향했다.

--미국 대회에서 성적이 그다지 좋았다.

▲퍼트가 잘 되지 않은데다 작년 막바지에는 허리, 목디스크가 찾아 왔다.

몸이 좋지 않아 쉬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퀄리파잉스쿨 성적도 좋지 않아 올해도 조건부 시드로 대회에 출전해 왔다.

--올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최규진 코치께서 퍼트할 때 처음 본대로 자신있게 치라고 가르쳐 주신다.

이번 대회에도 퍼트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우승했다.

-연장전 버디 퍼트를 앞두고 긴장하지 않았나.

▲긴장했다.

특히 4라운드 때 18번홀에서 너무 긴장했다.

그래서 볼을 라인에 맞춰놓고 그대로 쳤다.

훅라인이라 컵 오른쪽 끝을 보고 과감하게 때렸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아버지(이경수씨)가 캘리포니아주 테미큘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나를 뒷바라지하신다.

지금 너무 기분이 좋으셔서 손님들에게 공짜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하반기에 더 열심히 연습해 좋은 성적표를 보여 드리겠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