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6월에도 세계 골프대회와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라운드에서 보기 드문 기록과 장면이 많이 나왔다. 상반기에 나온 골프 관련 진기록과 해프닝을 모았다.


◆프로가 9홀에 50타

미국PGA 투어프로인 마티어스 그론버그(스웨덴)는 양용은이 우승한 혼다클래식 첫날 19오버파 89타를 쳤다. 전반을 39타로 마친 그는 후반에는 무려 50타(파2 보기2 더블보기2 트리플보기3)를 기록했는데 이는 투어에서 9홀 스코어로는 9년래 최악이다. 또 마루야마 시게키,필 미켈슨,강수연은 미국 PGA 및 LPGA투어에서 1m가 채 안 되는 퍼트를 놓쳐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 반면 이지희는 JLPGA투어 라이프카드레이디스 최종라운드 7~11번홀에서 5연속 보기를 하고도 1타차로 우승했다.


◆홀인원,또 홀인원

아마추어 골퍼 앤드루 골드파브는 미PGA투어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 초청받아 프로들과 함께 경기를 했는데 첫날 15번홀(142m)에서 친 티샷이 그린 오른편 둔덕을 맞고 굴러들어와 홀인원이 됐다. 2월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CC에서는 홀인원 기념라운드에서 동반자가 또 홀인원을 하는 진풍경이 나왔다. 브렌든 토드는 미PGA 네이션와이드투어 애신스 리지오널 파운데이션클래식 때 17번홀(파3)에서 1,2라운드 이틀 연속 홀인원을 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은정은 미LPGA투어 코닝클래식 3라운드 1~5번홀에서 이글을 3개 잡았는데 '다섯 홀에서 이글 3개'는 투어 사상 최초다.


◆오전엔 캐디,오후엔 선수로

랜스 텐 브루크(53 · 미국)는 프로골퍼 출신으로 최근에는 예스퍼 파니빅의 캐디로 활동해왔다. 5월 미PGA투어 텍사스오픈에서 대기선수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더니 결원이 생겨 급히 대회에 출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마침 티오프 시간이 오후여서 오전에 파니빅의 백을 멘 뒤 오후에는 부랴부랴 선수로 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2라운드 결과 브루크가 합계 141타,파니빅이 144타로 둘 모두 커트(139타) 탈락했으나 캐디가 '주인'보다 좋았다. 그런가 하면 헨릭 스텐손은 미PGA투어 CA챔피언십 때 워터해저드에서 팬티만 입은 채 샷을 해 카메라 기자들의 좋은 소재가 되기도 했다.


◆카트도로에 드롭?

미셸 위는 4월 제주에서 열린 롯데마트여자오픈 첫날 티샷이 숲으로 들어가자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다. 두 클럽 길이 내에 드롭하려고 보니 숲보다는 카트도로 쪽이 다음 샷을 하기에 좋을 성싶었다. 그래서 그는 카트도로에 볼을 떨어뜨렸고,결국 카트도로에서 다음 샷을 했다. 그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였으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타이거 우즈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티샷이 숲으로 가 스윙을 제약하자,클럽을 돌려 잡고 왼손잡이처럼 스윙을 했다. 그런데도 볼은 102m나 전진했다. 김하늘은 힐스테이트서경오픈 첫날 16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갖고 나간 볼 4개를 다 소진한 뒤 난처해 하다가 한 갤러리로부터 '같은 상표,같은 형'(타이틀리스트 프로 V1x)의 볼을 빌려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