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무패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을 통과한 한국 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은 17일 이란과 최종전을 마친 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잘해줬다"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마지막 최종예선에서 1-1로 비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점 위기도 있었고 우리가 찬스에서 부족한 점도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허 감독은 이날 무승부 결과가 남북 동반 월드컵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왕이면 동반 진출했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져서 다음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예선전 과정에서 대표팀이 성장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오늘도 골은 놓쳤지만 세밀한 패스로 날카롭게 골대를 향해 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좋아졌다"라면서 "공격과 수비 미드필드 간 호흡 조직력은 상당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대표팀에서 뛰는 월드컵은 내년 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말릴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지성이의 성실성이나 가진 체력을 감안하다면 2014년 월드컵까지도 뛰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4년까지도 우리 축구는 박지성을 필요로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나 프로축구연맹과 협의를 거쳐 준비하겠다.

특히 유럽 벽을 넘으려면 기술적인 면 외에 체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라면서 "훈련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K-리그나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계속 체크해야 하고 이와 관련해 협회에 요청해놓은 것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대회가 열릴 6월 이전에 방문해 적응 훈련을 갖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편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외국인 감독이 중용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대한민국을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이끌 감독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라면서도 "그러나 제발 외국인 감독, 외국인 감독 그러지 말고 알렉스 퍼거슨이면 퍼거슨, 조제 무리뉴면 무리뉴라고 지적했으면 좋겠다.

외국 감독이라고 다 좋고 대한민국 감독은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