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제2의 소렌스탐'이 떴다. 올 시즌 여자골프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맥도날드LPGA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 우승상금 30만달러)에서 첫 우승컵을 거머쥔 '루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2 · 스웨덴)가 그 주인공이다. 신지애(21 · 미래에셋)는 1라운드 부진이 발목을 잡아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노르드크비스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 블록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를 챔피언조에서 맞은 부담 속에서도 4타를 줄이며 4라운드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적어냈다. 같은 조에서 견제에 나섰던 린제이 라이트(호주)를 4타차로 따돌리고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전까지 그의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달 코로나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17위였다.

노르드크비스트를 바라보는 골프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렌스탐과 같은 스웨덴 출신인 데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쳐 벌써부터 '제2의 소렌스탐'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렌스탐이 루키연도인 1995년 미LPGA 무대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거둔 것처럼 노르드크비스트도 투어 첫 승을 '메이저 퀸'으로 장식한 것도 유사하다.

신지애는 이날 4언더파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선두에 5타 뒤진 3위를 차지했다. 신지애는 전반에는 버디 2개,보기 2개로 제자리걸음을 걸었으나 후반에만 4개의 버디를 낚는 뒷심을 보였다. 하지만 대회 초반 부진한 '슬로 스타터'의 모습을 재연하면서 '파이널 퀸'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라운드 성적(1오버파 73타)이 60타대를 기록한 나머지 라운드의 선전을 갉아먹은 셈이다.

배경은(25)도 이날 4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4위에 올라 올 시즌 처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최나연(22 · SK텔레콤)은 버디를 잡으면 곧바로 보기를 범하는 산만한 플레이를 펼치며 공동 8위로 주저앉았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