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36타석 만에 극적으로 안타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8일 도쿄돔에서 계속된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4-1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에서 2번 데라우치 다카유키 대신 대타로 들어서 오른쪽 펜스 중간을 직접 때리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지난달 24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 이후 11경기, 36타석(30타수) 만에 터진 금쪽같은 안타였다.

더군다나 승부에 쐐기를 박은 적시타였기에 기쁨은 배가 됐다.

보름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호쾌한 한 방이었다.

지난 달에만 홈런 7개를 몰아 때리는 등 폭발적인 타격감각을 자랑하다 갑자기 무안타의 깊은 침묵에 빠졌던 이승엽은 대수비, 대타 요원으로 전락했고 왼손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는 '플래툰시스템'의 희생양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이날도 라쿠텐 선발이 왼팔 하세베 고이치였던 탓에 이승엽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다 찬스가 오자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이승엽을 불러 한 방을 기대했다.

노무라 가쓰야 라쿠텐 감독은 이승엽이 나오자 마운드에 있던 오른손 구원투수 이사카 료헤이를 내리고 왼손 사다케 겐타를 올렸다.

이승엽의 방망이를 어떻게 해서든 막겠다는 의도였다.

이승엽은 초구 높은 슬라이더를 잘 고른 뒤 2구째 몸쪽에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힘들이지 않고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향해 쭉 뻗어가는 안타를 때려냈고 그 사이 아베 신노스케와 사카모토 하야토가 모두 홈을 밟았다.

시즌 타점을 26개로 늘린 이승엽은 공수교대 후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로부터 1루를 물려받고 수비에도 나섰다.

이승엽은 8-3으로 점수가 벌어진 8회말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마커스 그윈의 몸쪽 컷패스트볼을 잡아당겼지만 2루 땅볼에 그쳤다.

2타수 1안타를 때린 이승엽은 시즌 타율을 0.247(종전 0.243)로 약간 올렸다.

요미우리는 8-3으로 이겨 4연승을 달렸다.

득점권에서 모처럼 짜릿한 손맛을 보고 악몽에서 벗어난 이승엽은 10일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리는 오릭스와 방문경기에서 본격적인 부활에 시동을 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