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 프로골퍼 미셸 위(20·위성미) 선수가 최근 '마이크로블로그'인 트위터에 공개했던 자신의 습작들 중 '욱일승천기'로 보이는 그림을 배경으로 한 게시물에 대해 논란이 일자 지난 6일 이를 서둘러 삭제하고 사과의 글을 남겼다.

미셸 위는 이날 남긴 글에서 "그림의 배경은 일본 국기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한국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게시물을 지우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앞서 그는 "그림 속 태양이 과거 일본기로 보이는 걸 알지만 절대로 그걸 그린 게 아니다"라며 "그냥 떠오르는 해를 그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로 인해 언짢음을 느꼈을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그렇지만 이건 그냥 낙서에 불과한 것으로, 무언가 의도를 갖고 그린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나는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며 "누구든 이로 인해 불쾌했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다만 그는 미셸 위의 지지자(follower)들이 응원의 글을 남기자 "내 그림이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킬 줄 몰랐다"면서 "모두에게 고맙다"고 답했다. 또 "예술은 원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고 한 후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남겨 다소 기운을 차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셸 위는 지난 2일 트위터의 사진 공유 서비스인 '트위픽'에 일본군이 메이지 유신 이래 사용하고 있는 군기(軍旗)인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그린 듯한 습작을 게재한 바 있다.

이에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네티즌들은 격렬히 항의해 결국 미셸 위의 사과를 이끌어냈다. 미셸 위의 그림이 공개된 후 국내 주요포털에서는 이에 대해 '매국노' 라거나 '생각이 없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통해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셸 위는 한국계지만 엄연히 말해 미국인으로, 우리와 같은 역사관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 혹은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잘 모르고 그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또 미셸 위의 사과 후에는 "(욱일승천기를) 그릴 의도가 없었다고 하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집요하게 벌떼처럼 몰려들어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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