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한국군단 고참들이 모처럼 힘을 냈다.

맏언니격인 박세리(32)는 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크리크 골프장(파72.6천746야드)에서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 첫날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아 6언더파 66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LPGA 투어에서 선봉에 섰던 박세리가 선두로 나선 것은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이후 23개월만이다.

LPGA 투어 통산 24승을 올리며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된 박세리는 치고 올라오는 무서운 후배들에 밀려 숨을 죽였고 올 시즌 최고 성적이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대회 13위였을 정도로 전성기 때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박세리는 자신의 올 시즌 최저타 스코어를 적어내며 2년만의 우승에 한발짝 다가섰다.

박세리는 페어웨이 안착률 64%에 그쳤고 그린도 여섯차례나 놓쳤지만 퍼터를 단 24차례만 사용하는 정교한 그린 플레이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1번홀(파5)에서 85야드를 남기고 샌드웨지로 홀 4.5m에 떨어뜨려 버디로 연결하는 등 좋은 어프로치 샷도 보여준 박세리는 특히 4개홀을 남기고 버디 3개를 잡아내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박세리는 "최근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퍼트가 좋지 않아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이번 대회에는 신인 시절 많은 우승컵을 안겨 줬던 퍼터를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어느덧 LPGA 투어 4년차가 된 이지영(24)도 드라이버샷 최대 비거리 290야드를 기록하는 장타를 앞세워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7개를 잡아내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지영은 14차례 티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안착시켰고 그린은 단 한차례만 놓치는 절정의 샷 감각을 보여줬지만 퍼트수가 29개로 다소 많은 것이 아쉬웠다.

이지영은 "올해 들어 새로운 코치와 연습하고 있다.

스윙도 다소 바뀌었지만 일관성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려 70명의 선수들이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 남은 라운드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무명의 크리스 타뮬리스(미국)가 5언더파 67타로 3위, 나탈리 걸비스(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 4위에 포진했고 3언더파 69타를 친 공동 7위는 무려 29명이나 됐다.

7위 그룹에는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를 비롯해 코닝클래식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강수연(33.하이트), 한희원(31.휠라코리아), 이선화(23.CJ), 김인경(21.하나금융) 등 한국 선수 10명이 자리했다.

위성미(20.나이키골프)도 2언더파 70타를 쳤지만 공동 36위로 밀렸다.

지난 해 챔피언이자 올해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오지영(21)은 2오버파 74타를 치는 바람에 공동 108위까지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