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유소연(19.하이마트)과 최혜용(19.LIG)이 무려 연장 9차전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을 펼쳐 화제가 됐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쳐 홀마다 승패를 가리는 매치플레이는 한번 패하면 탈락하는 녹다운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흘 또는 나흘 동안 타수 합계로 우승자를 가리는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또다른 재미를 준다.

지금은 대다수 대회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골프 초창기에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매치플레이 대회가 열리지 않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스트로크 플레이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매치플레이가 현대에 와서 많이 개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트로크 플레이는 100명이 넘는 선수가 한꺼번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긴 대회 기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매치 플레이는 참가 선수가 많으면 대회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도 64명의 선수들만 초청해 대회를 연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치플레이가 최근 프로투어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 출전하면 컷 탈락하지 않는 이상 나흘 동안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닐 수 있고 TV 앞에 시청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우즈가 초반 탈락한다면 그 대회 주최측은 바로 `대참사'를 맞게 된다.

국내 대회에서도 이런 참사가 일어난 적이 있다.

2000년 개최된 프로골프최강전은 남자골프와 여자골프의 스타플레이어를 모아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여자골프에서는 최고의 스타 박세리와 김미현이 초청돼 큰 관심을 끌었느나 초반에 탈락하면서 주최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듬 해 대회에서는 1,2라운드까지 스트로크 플레이로 8강 진출자를 가린 뒤 매치플레이를 펼치는 방식으로 변형되기도 했지만 이후 한동안 여자프로골프에서는 매치플레이를 구경할 수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