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 '디오스' 냉장고에서 '아이시스'를 꺼내 한 잔 마신다. '샤프란'으로 세탁한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입고 '현대 제네시스'로 '고려대'아이스링크에 도착해…."

'국민 요정'김연아가 출연한 TV광고를 엮은 패러디물 '연아의 하루' 중 일부다. 불황기에 '희망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연아는 총 15편의 TV광고에 출연하는 등 올 상반기 시청자 광고 선호모델 1순위에 올랐다.

하지만 모델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고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아지진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브랜드컨설팅업체 브랜드38연구소(Brand38.com)에 따르면 시청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TV광고와 모델 간 궁합지수 'SMBI'(Star Marketing Brand Index) 순위에서 김연아가 출연한 광고 중 '하우젠에어컨'(16위)과 '매일 ESL우유'(25위)만이 50위 안에 올랐다. '라끄베르'는 185위,'아이시스'는 250위에 머물렀고 시청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광고도 여러 편 있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제품의 속성이 모델의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빅스타'를 기용해도 모델과 제품이 어울리지 않으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광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랜드38연구소는 SMBI 순위 1위인 원더걸스(선호도 27위)와 2위인 문근영(선호도 20위)이 출연한 광고를 모델과 제품 간 궁합이 좋은 사례로 제시했다.

박문기 브랜드38연구소장은 "원더걸스의 상큼한 이미지는 '비타 500'의 비타민이라는 속성에,문근영의 건강한 이미지는 '떠먹는 불가리스'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11월에 출시된 남양유업의 '떠먹는 불가리스'는 '문근영 효과'로 하루 40만개가 팔려 빙그레 '요플레'에 이어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에서 한국야쿠르트 '슈퍼100 프리미엄'과 판매량 2위를 다투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