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마라토너 사막250㎞ 완주

송경태씨, 아프리카 나미브사막레이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송경태씨(48)가 또 한번 '일'을 냈다.

송씨는 지난 17일 시작된 레이싱더플래닛 주최 나미브사막 초청 레이스에서 세계 두 번째 규모인 피시리버캐년과 나미브사막의 250㎞ 구간을 완주했다.

이미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사하라，고비，아타카마，남극마라톤 등 4대 극한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송씨지만 이번 나미브사막 레이스는 과거 어느 대회보다 힘겨운 코스였다.

세계적으로 아름답기로 이름난 나미브사막이지만 도우미 김경수씨(46 · 서울시 강북구청)와 연결된 1ｍ 길이의 생명줄에 의존해 벌인 암흑의 레이스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게다가 등에는 식량과 물，침낭 등이 담긴 무게 20㎏짜리 배낭까지 걸머져야 했다.

첫날과 둘째날 피시리버캐년의 85㎞ 구간을 통과할 때는 바윗길에 미끄러지고 굴러떨어지기 일쑤였다. 넷째날과 다섯째날 사막 모랫길 100㎞를 이틀 만에 주파하는 '롱데이'에는 한때 탈락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낮에는 섭씨 40도를 오르내리고 밤에는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악조건에서 체력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100㎞ 구간 중 40㎞를 달리고 난 뒤 탈진해 쓰러지고 만 것.

의료진이 더 이상 달리기를 계속하는 것은 무리라며 기권을 권유했으나 시간 제한에 쫓기면서 마지막 20㎞를 4시간30분 만에 주파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전체 214명의 참가자 중 42명이 탈락한 롱데이를 무사히 넘긴 뒤 23일 전체 코스를 완주해 냈다.

송씨는 "과거 어느 대회보다 이번 대회가 힘들었다"며 "굴러떨어지고 미끄러지고 선인장 가시에 찔려 몸이 만신창이됐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불가능은 없다는 삶의 교훈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