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팀 공격수 정대세(25.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무대에 선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반기면서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19일 일본 가와사키 도도로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6차전 홈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0-2 패배를 막지 못했던 정대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J-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정대세는 먼저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J-리그에서 이근호(24.주빌로 이와타)와 맞대결을 벌이기도 했던 그는 이어 "재미있었다. 이근호와는 친구처럼 지낸다. 이와타에 내 친구가 있어 쉬는 날 근호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며 그 사이 쌓은 친분도 드러냈다.

올해는 팀당 AFC 소속 국가 선수 한 명씩은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에서 예외를 두는 아시아쿼터제의 시행 등으로 한국 선수들의 일본 진출이 늘었다.

특히 정대세와 같은 포지션인 공격수의 경우 J-리그에 재진출한 조재진(감바 오사카)이 11경기에서 7골로 득점 랭킹 공동 3위에 올랐고, 개막 후 합류한 이근호는 7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어 공동 6위를 달리고 등 한국 국가대표 출신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J-리그 33경기에 출전해 14골을 넣어 득점 3위를 차지했던 정대세는 올해도 현재 11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가와사키의 주축으로 뛰고 있다.

정대세는 특히 지난 16일 이근호와 맞선 J-리그 12라운드 홈 경기(2-0 승)에서 쐐기골을 넣어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한편 정대세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에 져 조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데 대해 "우리와 포항팀의 경기에 대한 기백, 마음가짐이 달랐다.

루즈 볼은 상대가 먼저 잡아 공격하고 우리가 방어해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대세는 이날 두 차례 경고를 받아 경기 종료 직전 퇴장당한 포항 미드필더 신형민과 충돌도 있었다.

공중볼을 다투다 반칙을 당해 중심을 잃고 그라운드에 떨어지자 바로 주먹으로 땅을 치고 일어나 신형민의 몸을 밀치며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자 그는 "포항은 좋은 팀이다. 우리가 졌지만 박수쳐 주고 싶다. 축구로 맞서서 졌다"고 패배를 깨끗하게 받아들였다.

끝으로 정대세는 북한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간절한 바람도 다시 전했다.

정대세는 "나라의 자부심을 걸고 경기하는 것이니까 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아직 희망이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기고 우리가 한국에 이어 조 2위를 해서 월드컵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3승1무2패(승점 10)로 한국(3승2무.승점 11)에 이어 B조 2위에 올라있지만 3위 사우디아라비아(3승1무2패)와 동률이고, 4위 이란(1승3무1패.승점 6)도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러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북한은 다음달 6일 이란과 홈 경기, 같은달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경기로 남아공행 여부를 가린다.

(가와사키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