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히어로즈가 경제 한파로 정규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16일 현재까지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은 "돈이 많이 드는 야구단 창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손사래를 친다.

과연 프로야구단 한 팀을 1년간 운영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KBO는 구단마다 다르지만 연간 운영비를 150억~200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입장료 수입과 TV 중계권료, 광고 수입 등 야구단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50억~1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모기업은 연간 100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하는 셈이다.

운영비 가운데 가장 큰 몫은 예산의 절반이 넘는 인건비이다.

야구단은 감독 등 10여 명의 코칭 스태프와 1,2군 선수단 60여 명이 받는 연봉이 우선 만만치 않다.

60여 명에 이르는 선수단은 40명 가량인 프로축구와 20명이 채 안 되는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에 비해 훨씬 많아서 운영비가 많이 든다.

국내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답게 연봉도 높다.

올해 프로야구 선수 최고 연봉은 7억원이었으며 용병 선수와 신인선수 계약금과 연봉 등도 이미 수억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에 더해 선수들 지원과 마케팅 등 임직원 30~40명의 연봉도 고려해야 한다.

또 한 달 가량 외국 전지훈련 비용과 시즌 중 계속되는 원정 경기 숙식비, 선수 훈련비, 의료비, 사무실 관리비 등 부수적인 비용도 적지 않게 나간다.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은 전부 대기업이다.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7개 구단을 삼성, LG, SK, KIA, 한화, 두산, 롯데 등 모두 대기업이 갖고 있다.

다만 히어로즈는 '00 히어로즈'로 팀 이름 등을 광고에 쓸 수 있도록 빌려주면서 메인 스폰서에게 운영 자금을 받는 방식이라 스폰서 비용이 1년 운영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억~6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규 시즌 개막 전까지 메인 스폰서를 찾아 계약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던 히어로즈 구단의 바람과 달리 정규리그 경기의 4분의 1을 소화한 현재까지 계약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한 구단 단장은 "지금 같은 불경기에 50억원이 넘는 홍보비를 투입하려는 대기업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대기업 사주들의 처지에서는 이름만 붙이는 스폰서가 되느니 돈이 더 들더라도 구단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나을 수 있기 때문에 안 나서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광고 효과와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측면을 모두 고려한다면 단순히 장부상으로 적자가 난다고 야구단의 효과를 낮게 봐서는 안된다"며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히어로즈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