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이근호(24.주빌로 이와타)와 정대세(25.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일본 프로축구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다.

이근호 소속팀인 이와타는 16일 오후 3시 일본 가와사키 도도로키 경기장에서 열릴 가와사키와 2009 J-리그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와사키는 시즌 4승3무3패로 전체 18개 팀 중 6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이와타는 4승3무4패(이상 승점 15)로 가와사키와 동률임에도 골득실(가와사키 +5, 이와타 -2)에서 뒤져 9위로 밀렸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고 남북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이근호와 정대세가 맞붙을 수 있어 관심을 끈다.

지난 4월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성사된 A매치 남북대결에서는 이근호가 웃었다.

유럽 진출 시도에도 둥지를 찾지 못해 골 감각이 떨어져 있었던 이근호는 허정무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남북전에 선발 출격했고 김치우의 결승골 덕에 1-0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북한의 정대세는 풀타임 활약에도 원정 패배를 당하고 나서 식중독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했다는 불만을 털어놔 희비가 엇갈렸다.

이후 이근호가 이와타 유니폼을 입으면서 둘은 J-리그에서 창끝을 겨누게 됐다.

이근호는 J-리그 데뷔전이었던 4월19일 시미즈 S펄스전에서 혼자 두 골을 터뜨리는 등 6경기에서 6골을 수확하는 빼어난 골 감각을 뽐내며 득점 부문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정대세도 10경기에서 5골을 사냥해 득점 부문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번 맞대결이 팀 순위 싸움 못지않게 남북 대표 골잡이의 자존심까지 걸려 있는 것이다.

또 `작은 황새' 조재진(28.감바 오사카)이 득점 퍼레이드를 이어갈지도 관심거리다.

이번 시즌 일본에 진출해 10경기에서 7골을 뽑아 팀 동료 레안드로(8골)에 이어 득점 부문 2위를 달리는 조재진은 우라와 레즈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8호골에 도전한다.

조재진은 특히 다음 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원정에 나설 한국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어 시원한 득점포로 허정무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