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두산과 LG의 서울 라이벌 매치가 펼쳐진 잠실구장.


저마다 손에 막대 풍선을 든 꼬마 손님들이 오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1시42분. 중앙매표소 앞으로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미 표가 매진됐습니다'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다소 따갑게 느껴지는 5월 햇살을 받으며 동심으로 하나된 3만500여 팬들의 함성이 잠실벌을 울렸다.

'5월의 주인공' 어린이들은 마냥 즐거웠다.

홈팀 두산은 선수와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3종 경기'로 흥을 돋궜다.

야구공 옮기기와 단체 줄넘기, 릴레이 경주가 내야 다이아몬드에서 펼쳐졌다.

어린이용 세발 자전거를 탄 두산 '2익수' 고영민은 그라운드에서 늘 보여주던 날쌘 모습과는 달리 페달을 밟느라 낑낑거리다 등을 밀어준 마스코트의 도움으로 간신히 홈에 '안착'했다.

이원석, 김재호와 겨룬 릴레이 경주에서 꼴찌로 밀려나자 어린이 팬들의 폭소가 터져나왔다.

코리아 타이거스의 태권도 퍼포먼스에 이어 시구자로 깜찍한 꼬마 스타가 등장했다.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운 연기로 일약 '국민 아역'이 된 왕석현. 힘껏 와인드업한 다음 어깨를 돌렸지만 시구는 데굴데굴 굴러왔다.

타순을 '무시'하고 시타자로 나선 LG 3번타자 정성훈은 싱거운 표정으로 왕석현을 맞았다.

시즌 두 번째 만원(2만8천500명)을 이룬 사직구장에서도 야외인형극과 마술쇼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고 선수들이 어린이들을 업고 뛰는 '어부바 릴레이'가 이어졌다.

목동구장에서는 히어로즈의 인기 마스코트 턱돌이가 '동생 턱돌이'까지 대동하고 나와 포토존에서 아이들과 포즈를 취했고 어린이 강속구왕, 홈런왕 선발대회가 펼쳐졌다.

대전구장에서도 어린이 관객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고 선수들과의 볼 캐칭, 볼보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야구장의 어린 주인공을 기쁘게 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