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4일 8개 구단 대표선수 16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를 열어 노조 설립에 본격 나선데 대해 프로야구단들은 "선수 전체의 뜻이 아닐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A구단 단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수들이 노조 설립을 위해 간 것인지, 선수협이나 선배 선수들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간 건지 선수들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보고 싶다"라면서 "선수들 대부분은 노조 설립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듣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한참 시즌 중인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B구단 단장도 "이날 참석한 선수들은 노조 결성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노조 설립 필요성이 있는 지 없는 지를 들어보려고 간 것일 뿐"이라며 "대다수 선수들은 선수협의회 시절에도 협의회가 해준게 뭐가 있느냐며 노조 설립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공감했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등 일부 구단은 선수단 내부 논의 끝에 노조를 결성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구단 관계자들이 주장했다.

특히 삼성과 KIA 타이거즈는 선수들이 노조를 결성할 경우, 야구단을 접을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팀내 노조 찬성파 선수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C구단 관계자는 "2000년 한 차례 선수협의회 사태를 겪었기에 선수들이 구단의 뜻을 잘 안다.

자칫하면 구단이 야구단을 접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섣불리 행동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구단은 이날 회의에 소속 팀 선수들이 참석한 배경을 부랴부랴 확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장현구 기자 south@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