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은 무난, 초반 관문만 잘 통과한다면 4강행은 어렵지 않다'

한국 탁구 남녀 대표팀 간판급 선수들이 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막을 올리는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강호들과 초반 대결을 피하면서 메달 사냥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남자 `간판' 유승민(삼성생명)은 27일 대진 추첨 결과, 단식 1회전에서 두보미르 잔카릭(체코)과 첫 경기를 벌인다.

2007년 크로아티아 대회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유승민은 순항한다면 8강에서 `숙적' 왕하오(중국.세계 1위)와 만날 공산이 크다.

세계랭킹 11위 유승민은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왕하오를 4-2로 꺾고 우승했지만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단체전을 포함해 11차례 맞대결에서 전패를 당하며 상대전적 2승17패로 철저하게 눌려 있다.

유승민은 그러나 2년 전 크로아티아 대회 때 64강 징크스를 깨고 단식 동메달을 땄고 왕하오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결승 패배를 하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약점을 보여 승부를 걸만하다.

남자팀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수비 달인' 주세혁(삼성생명.세계 9위)도 대진운이 나쁘지 않다.

주세혁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천적' 왕하오와 결승 이전 대결을 피했다.

대신 8강에서 세계 2위 마린(중국)과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자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인 준우승 쾌거를 이뤘던 주세혁은 커트가 한층 정교해졌고 수비 대비 공격 비중을 높였다.

지난해 꺾였던 여세를 몰아 이번에도 마린을 넘고 4강에 오른다는 각오다.

대표팀 `맏형' 오상은(KT&G)도 초반 관문을 잘 통과하면 마린과 16강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에서는 에이스 김경아가 부전승으로 단식 64강에 올랐으나 대한항공 후배인 당예서와 32강에서 한국 선수끼리 맞붙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다.

다만 부동의 세계 최강자인 `탁구여왕' 장이닝(중국)과 결승 이전 대결을 피한 것은 다행스럽다.

복식도 대진운이 좋다.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유승민-오상은 콤비는 8강 대결이 예상되는 왕하오-천치(이상 중국) 조가 최대 고비다.

유승민-오상은 조는 훈련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왕하오-천치 조와는 최근 오픈대회 때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졌어도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여자부 복식에서 4번 시드를 받은 수비수 `명콤비' 김경아-박미영(삼성생명) 조는 32강에서 홍콩의 장루이-라슈페이 조를 꺾으면 큰 고비가 없다.

준결승에서 궈옌-딩닝 조와 맞붙을 공산이 크고 톱시드인 궈웨-리샤오샤(이상 중국) 조와 정면 대결을 피한 것은 호재다.

이밖에 혼합복식에 나서는 주세혁-박미영 조도 준결승까지 큰 적수가 없어 기대가 크다.

유남규 남자팀 감독은 "단식 대진은 무난하다.복식에서 유승민-오상은 조가 8강에서 왕하오-천치 조를 꺾느냐가 최대 변수"라고 말했고 현정화 여자팀 감독은 "김경아와 당예서가 단식 32강에서 만날 것으로 보이지만 복식과 혼합복식은 전체적으로 대진운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