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KIA 타이거즈로 복귀한 김상현(29.KIA)이 화끈한 만루홈런으로 신고식을 했다.

최근 LG 트윈스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던 김상현은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09CJ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만루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려 상대 선발 안지만을 KO시켰다.

프로 10년차인 김상현은 지난 해까지 홈런 33개를 기록했지만 만루홈런을 날린 것은 처음이다.

2000년 해태(KIA의 전신)에 입단했던 김상현은 KIA 시절이던 이듬 해 LG로 트레이드된 뒤 `미완의 대기'로 촉망받았으나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주전과 벤치를 들락거리다 올 시즌에는 LG 유니폼을 입은 FA 정성훈에 밀려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결국 지난 19일 김상현은 내야수 박기남과 묶여 투수 강철민과 맞바꾸는 2-1 트레이드로 KIA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KIA에서 매 경기 주전으로 출전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김상현은 결정적인 만루홈런 한 방으로 8년만에 복귀한 친정팀에서 확실한 뿌리를 내릴 전망이다.

KIA는 나지완도 솔로홈런을 치는 등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삼성을 10-2로 대파, 4연패 뒤에 2연승을 거둬 6위로 한 계단 뛰어오르며 분위기를 추스렸다.

최하위로 떨어진 롯데는 장원준과 이대호가 투타에서 활약을 펼쳐 5-3으로 힘겹게 승리를 거두고 최근 6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 해 9월7일 KIA전 승리 이후 6연패에 빠졌던 롯데 선발 장원준은 7이닝 동안 5안타와 볼넷 4개로 2점만 허용해 올 시즌 3패 끝에 첫 승을 올렸다.

선두를 질주중인 SK는 히어로즈를 4-3으로 물리치고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반면 히어로즈는 속절없이 5연패를 당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고영민의 굳히기 3점홈런 등으로 한화에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2위를 지켰다.

한화는 주포 김태균이 1회초 뇌진탕으로 실려나가 또 다른 시름을 안게 됐다.

●잠실(두산 6-2 한화)
1회초만 해도 한화 분위기.
한화는 연경흠과 빅터 디아즈의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태완의 우전안타로 2점째를 뽑았으나 홈으로 쇄도하던 2루 주자 김태균이 땅바닥에 머리를 찍어 뇌진탕으로 실려나갔다.

실점을 최소로 막은 두산은 1회말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최준석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고 2회에는 1사 1,3루에서 오재원의 내야땅볼로 1점을 뽑아 3-2로 뒤집었다.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6회에는 고영민이 좌월 3점홈런을 터뜨려 6-2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문학(SK 4-3 히어로즈)
SK 방망이는 초반부터 터졌다.

1회말 정근우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박재상이 번트안타, 박재홍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SK는 이호준의 희생플라이와 최정의 우전안타로 먼저 2점을 뽑았다.

히어로즈는 3회초 신인 장영석이 솔로아치를 날려 1점을 만회했으나 SK는 공수 교대 뒤 이호준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탠 뒤 4회에도 1점을 추가해 4-1로 달아났다.

연패에 빠진 히어로즈는 9회초 클리프 브룸바가 2점홈런을 날렸지만 1점 차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구(KIA 10-2 삼성)
KIA 타선이 모처럼 적시에 터졌다.

KIA는 1회 나지완의 솔로홈런으로 기선을 잡았고 2회에는 김상훈의 우중간 안타로 1점을 보탰다.

3회에는 볼넷 3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김상현이 통렬한 만루홈런을 터뜨려 6-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7-1로 앞선 8회에는 나지완이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찬스마다 적시타가 터져 낙승을 거뒀다.

KIA 선발로 나선 릭 구톰슨은 7이닝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6안타 1실점으로 막아 2승째를 올렸다.

마운드가 무너져 대패를 당한 삼성은 박진만이 솔로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양준혁은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사직(롯데 5-3 LG)
장원준과 봉중근의 선발 대결로 팽팽하던 경기가 견제 악송구로 승부가 갈렸다.

롯데는 1-1로 맞선 5회 1사 뒤 김민성이 볼넷, 이승화는 2루수쪽 내야안타로 나가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어 김주찬 타석에서 LG 선발 봉중근이 1루에 던진 견제구가 뒤로 빠지면서 2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빠진 공을 잡은 LG 1루수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홈에 악송구를 뿌려 1루 주자마저 득점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롯데가 3-1로 앞섰다.

반격에 나선 LG는 7회초 김정민의 2루타와 박용택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롯데는 7회말 2사 뒤 김주찬이 몸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이대호가 LG 두번째 투수 정찬헌으로부터 좌측 외야 스탠드에 직선으로 꽂히는 2점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LG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박용택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장현구 기자 shoeless@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