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경기침체 여파로 급락했던 골프회원권 시세가 저가 매수세 유입과 수도권 골프장의 희소성 부각 등으로 인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8일 1 · 4분기 전국 116개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평균 29% 상승했다고 밝혔다. 4% 상승에 그친 주식시장이나 거래공백 속에 가격 변동이 작은 주택시장과는 대조적이다.

연초 9300만원이었던 한성CC 회원권 가격은 지난달 말 1억5000만원으로 61.3%(5700만원) 뛰었다. 클럽하우스를 리모델링한 데다 5인승 골프카트를 도입하고 진입로를 확장한 게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안양 · 프리스틴밸리골프장 출신의 임낙규 사장이 연초 취임한 뒤 서비스가 개선되고 올해 코스 레이아웃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법인 매물폭탄으로 급락했던 비에이비스타CC는 연초 대비 58.7%(8800만원) 급등한 2억38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모기업인 대주건설의 경영 악화 소식에 내리막길을 걸었던 다이너스티CC도 인수 · 합병(M&A) 기대감과 봄 시즌 부킹 수요 증가 등이 맞물려 57.4%(9300만원) 오른 2억5500만원을 나타냈다. 코스를 전면 리노베이션하고 있는 아난티클럽서울(옛 리츠칼튼)은 오는 7월 경춘고속도로 개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지난 3개월 동안 5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골프회원권 시세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본격 시즌을 앞두고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수도권 골퍼들의 라운드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가 하면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데다 거래도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 · 4분기에는 회원권 시세가 상승과 조정을 번갈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한창국 동아회원거래소 팀장은 "1분기에 매물이 많지 않아 시세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며 "2분기에는 일시적인 조정이 예상되나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