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설기현(30.알 힐랄)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무대로 진출하고 나서 아직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특급 도우미'로 맹활약하고 있다.

설기현은 5일(한국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알 에티파크와 2008-2009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홈경기에서 혼자 도움 2개를 배달하며 2-0 완승에 앞장섰다.

설기현이 한 경기에서 어시스트 2개를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 지난 2월16일 알 와타니와 프린스컵 16강에서 시즌 2호 도움을 배달했던 설기현은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후 총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풀타임으로 뛴 설기현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경질된 코스민 올라로이유 전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벨기에 출신 조지 리크네즈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에서 득점을 만드는 `찬스맨'으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설기현은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아 공을 몰고 질주한 뒤 문전에 도사리고 있던 크리스티안 빌헬름손에게 찔러줬다.

빌헬름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뽑아냈다.

알 힐랄은 압도적인 볼 점유율로 전반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시작하자마자 설기현의 발끝에서 시작된 추가골을 얻어냈다.

설기현은 후반 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간판 골잡이인 야세르 알 카타니를 보고 길게 전진패스를 해줬고 알 카타니가 두 번째 골로 연결했다.

설기현이 2-0 승리를 모두 어시스트하며 완승에 디딤돌이 된 것이다.

설기현은 후반 막판에도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에 있던 알 카타니에게 절묘한 크로스를 올려줬지만 알 카타니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세 번째 도움 사냥에는 실패했다.

한편 알 힐랄은 승점 2점차로 앞선 리그 선두 알 이티하드와 오는 13일 리그 우승컵을 건 일전을 벌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