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대표하는 19세 동갑내기 김연아(고려대)와 김나영(인하대)이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합작하기 위한 현지 적응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연아와 김나영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 보조링크에서 치러진 이틀째 공식훈련을 통해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에 애를 썼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에 맞춰 점프를 생략한 채 스텝과 스핀, 스파이럴 연기에 집중했고, 김나영은 새로 꺼내 든 쇼트프로그램 '로망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김연아 '넘치는 자신감'
전날 스텝 연기에서 넘어지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김연아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깔끔하고 절도있는 스케이팅을 선보였다.

음악에 맞춘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개별 점프 훈련에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포함된 모든 점프를 망라하면서 점프 감각을 끌어올렸다.

특히 '비상용'으로 준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마치 오래전부터 해왔던 요소처럼 완벽하게 뛰어 훈련의 성과를 높였다.

김연아는 "이른 아침부터 훈련하다 보니 전날보다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라며 "하지만 큰 차이 없이 잘 마쳤다"라고 빙긋 웃어 보였다.

그는 이어 "트리플 플립-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3F+3T)와 함께 만약에 대비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3Lz+3T)를 계속 연습해와서 안정적으로 잘되고 있다"라며 "다음 시즌에 3Lz+3T를 넣은 수도 있지만 이번 대회까지는 3F+3T에 중점을 두겠다"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시차 적응 절실'
반면 전날 도착해 곧바로 훈련에 나섰던 김나영은 시차에 따른 피곤함이 진하게 묻어나면서 음악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연습하다 점프에서 두 차례나 넘어지고 말았다.

김나영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려다 첫 번째 점프의 착지가 좋지 않아 넘어졌고, 연이어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에서도 또 한 번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김나영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다"라며 "아직 빙질에 적응을 더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모두 바꾼 것에 대해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만으로 점프 요소를 구성해서 실수 없이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했다"라며 "12등 이내에 들면 내년 올림픽 출전권이 3장으로 늘어날 수 있다.

꼭 다른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연아와 김나영은 이날 오후에 메인링크에서 치러지는 공식훈련에 참가하게 되며 김연아는 25일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