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으로 비디오 판독으로 심판 판정을 확정짓는 일이 벌어졌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푸에르토리코 2조 승자전에서 1-0으로 베네수엘라가 앞선 7회 초 공격 때 라몬 에르난데스의 타구를 둘러싸고 모호한 판정이 나왔다.

선두 타자로 나온 에르난데스는 푸에르토리코 투수 지얀카를로 알바라도의 4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향해 날아가는 큰 포물선을 그렸다.

공은 스코어보드 위쪽 난간을 맞고 크게 튀긴 뒤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졌고 이를 잡은 푸에르토리코 중견수 카를로스 벨트란이 황급하게 3루로 던졌다.

마크 웨그너 2루심은 홈런을 뜻하는 손가락을 돌리는 사인 대신 안타라는 뜻의 세이프 동작을 했고 에르난데스는 곧장 3루까지 뛰었다.

명백한 홈런 타구로 본 베네수엘라의 루이스 소호 감독은 에드 라푸아노 구심에게 홈런이 아니냐고 따졌고 4명의 심판은 합의 끝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WBC 조직위원회는 3년 전 1회 대회 때 홈런과 관련해 몇 차례 오심이 나오자 이번에는 이를 바로잡겠다며 홈런 판정에 한해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했다.

잠시 경기장 바깥으로 나갔다 들어온 4명의 심판은 소호 감독을 만나 홈런이라고 밝혔고 라푸아노 구심은 3루 주자 에르난데스를 보고 홈런이라고 사인을 보냈다.

2조 경기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는 우측펜스 쪽에 홈런 규정이 따로 있다.

우측 펜스와 관중석 사이 빈 공간을 메운 노란색 '펫코' 광고판이 있다.

타구가 '펫코' 광고판을 맞고 그라운드에 되돌아오면 펜스를 넘은 것으로 인정돼 홈런으로 판정된다.

(샌디에이고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