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많은 성원이 있었기에 제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쉬움도 많지만 후련하기도 합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삼성전자)가 고별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고 나서 사실상 현역 은퇴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봉주는 15일 세종로~잠실 종합운동장 간 42.195km 코스로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6분46초를 기록하며 전체 14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인터뷰에서 "아쉬움도 많지만 마음은 후련한 것 같다.

홀가분한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봉주는 이어 "워낙 몸이 안 좋아 오늘 자신감 있게 하지 못했고 전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면서 "초반부터 선두권을 따라가면 잘 못 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1990년 전국체전에서 마라톤에 입문해 그동안 20년 가까이 마라토너로 활약한 소감을 묻자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좋았던 기억, 안 좋았던 기억도 있는데 하지만 이러한 기억들은 모두 뒤로 하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새 출발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앞으로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선수 생활이 끝나면서 다른 길을 걸어야 하는 데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 "쉬면서 진로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봉주는 그동안 자신이 출전했던 대회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개 대회를 꼽기도 했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2위를 차지한 것과 2001년 보스턴마라톤에서 정상에 올랐던 대회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으로 24위에 그쳤던 대회도 떠올렸다.

이봉주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국민의 많은 관심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해 주셨다"면서 "관심이 없었다면 정말 여기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앞으로는 후배 양성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