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은퇴하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삼성전자)가 15일 서울 도심을 달리는 200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0회 동아마라톤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인통산 40번째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이봉주는 레이스 이틀 전인 13일 오후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3-4개월 간 전지훈련을 열심히 했다"면서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예상하는 기록을 묻자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몇 분대로 뛴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록 경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마라톤 한국 기록은 이봉주 자신이 2000년 도쿄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7분20초로 9년 동안 깨지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2시간12분27초로 8위를 차지했던 이봉주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안 좋다기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연습이 생각대로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체력적으로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세월의 흐름에 따른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불혹을 앞둔 이봉주는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을 사실상 자신이 전력을 쏟아 부을 최종 대회라며 "마지막이라 생각하니까 아쉬움도 많고 허전한 기분이 든다"면서 "선수 생활에서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큰 의미에서 잘 뛰어야겠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명의 케냐 마라토너들도 같은 자리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2004년 암스테르담 마라톤대회에서 개인 최고인 2시간6분23초로 우승한 로버트 체보로르(31)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뛰는 대회인데 컨디션도 매우 좋고 열심히 준비를 해 왔다"면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리 마라톤에서 2위를 차지한 모세스 아루세이(26.2시간6분50초)도 "컨디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자부에서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장잉잉(19.2시간22분38초)과 웨이아난(29.2시간23분12초)도 회견에 참석해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