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미국)이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골프장 블루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CA챔피언십 첫날 7언더파 65타로 공동선두에 나서며 시즌 2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US오픈 이후 약 9개월 만에 스트로크플레이를 치른 타이거 우즈(미국)는 1언더파 71타의 공동 40위로 8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중간에 자리잡았다. 최경주(39 · 나이키골프)와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은 9번홀에서 발목이 잡혀 언더파를 치는 데 실패했다.

◆미켈슨-우즈,대조적인 출발='왼손잡이' 미켈슨은 롱게임과 쇼트게임이 조화를 이루며 버디 9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드라이버샷은 평균 281m(랭킹 4위)로 다른 선수를 압도했고,퍼트 수는 총 20개(전반 11개,후반 9개)에 그쳤다. 무엇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쇼트게임이 돋보였다. 미켈슨은 무려 세 번이나 그린 밖에서 칩샷을 홀 속에 집어넣는 정교함을 보여줬다. 3번홀(파4)에서 티샷이 물에 들어가 더블보기를 한 뒤 4번홀(파3)에서도 티샷이 물속에 들어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벌타 드롭 후 친 칩샷을 홀인시켜 파로 마무리했다. 17,18번홀에서도 그린 밖에서 잇따라 칩인 버디를 잡아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았다.

미PGA 투어 프로라 해도 그린 밖에서 친 볼을 곧바로 홀 속에 집어넣는 일이 1년에 15차례를 넘기 힘든 것을 감안할 때 미켈슨의 이날 쇼트게임 감각은 최고라 할만 했다.

그 반면 2005~2007년의 3연패를 포함,이 대회에서만 여섯 차례 우승한 우즈는 버디 퍼트가 수차례 홀을 스치거나 홀 주변에 멈춰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3m 이상의 버디퍼트를 11차례 시도했는데 그중 홀에 떨어진 것은 단 한 번이었다. 평소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우즈는 "샷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첫 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퍼트에 대해서는 "라인도 잘 읽었고 스피드도 적당했는데 볼이 홀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버디 3개 중 2개는 파5홀에서 나왔고,나머지 하나는 15번홀(파3)에서 7번 아이언샷을 홀 옆 30㎝ 지점에 떨궈 만든 것이었다.

◆파3홀에서 무너진 최경주 양용은=최경주와 양용은은 약속이나 한 듯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60위에 머물렀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9번홀(파3 · 길이 154m)에서 무너졌다. 모두 첫 티샷이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졌는데,최경주는 더블 보기로 홀아웃했고 양용은은 1벌타 후 세 번째 친 샷마저 벙커에 빠져 트리플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두 선수는 8번홀까지는 언더파 행진을 벌이던 터여서 아쉬움은 더했다.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은 우즈와 같은 40위에 자리잡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