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실패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연습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벌어진 메이저리그 팀 LA 다저스와 연습경기에서 믿었던 마무리 임창용이 대만 출신인 후친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2-4로 재역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전날 샌디에이고전에서 4-10으로 패하는 등 연습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뒤 2라운드가 열리는 샌디에이고로 향하게 됐다.

경기 전 김인식 감독이 "선수들 대부분이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애로를 겪고 잔부상으로 아픈 선수도 많다"고 하소연했듯이 주전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경기였다.

한국은 1회초 이종욱과 고영민이 연속안타를 치고 나가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1사 뒤에는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이범호가 포수 파울플라이, 이진영은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다저스는 4회초 2사 1,2루에서 매트 켐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5회초 박기혁의 중전안타와 이종욱의 번트안타로 1사 2,3루를 만든 뒤 김현수의 내야땅볼로 1점을 뽑았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이진영이 유격수쪽 내야안타를 쳐 2-1로 뒤집었다.

그러나 한국은 7회말 4번째 투수 임태훈이 다저스의 블레이크 드윗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고 8회에는 임창용이 사사구 3개로 위기를 자초한 뒤 후친렁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2-4로 패했다.

이날 한국은 선수들 상당수가 감기나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클린업트리오인 김태균과 이대호, 김현수가 모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경기 도중 이종욱과 고영민 등이 상대 투구에 맞는 상황이 발생하자 `빅맨' 이대호가 이종욱 대신 1루 대주자로 나서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야수들의 컨디션 난조속에도 김인식 감독은 이날 마운드의 `승리 조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주전 마무리 임창용이 제구력 불안속에 패전투수가 됐고 정대현은 경기 뒤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얼음찜질을 받는 등 문제점을 노출했다.

공격에서는 1번 이종욱이 2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지만 추신수는 볼넷 3개만 고르고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두 차례의 연습경기를 마친 대표팀은 14일 결전장인 샌디에이고로 이동한다.

(피닉스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