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석에 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대통령은 올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쿠바와 일본이 맞붙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11일 아바나 발로 보도했다.

야구광으로 유명한 카스트로는 쿠바 언론에 게재된 '정정당당하고 건설적인 비판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팀은 대단하지만 우리 팀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을 제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스트로는 쿠바 선수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예선 1라운드 경기에서 에러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에러가 반복될 경우에는 결승전에 진출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카스트로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2006년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제1회 WBC 결승전에서 쿠바가 일본에 6대10으로 패배한 기록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에 설욕전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2회 대회에 출전하는 쿠바 선수들은 최고 수준이며 3년 전 WBC에 나갔던 선수들보다 훈련이 더 잘 돼 있기 때문에 쿠바가 우승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추어 야구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쿠바는 호주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고 제2회 WBC 2라운드 본선에 진출했다.

쿠바는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예선 1라운드 B조 승자전에서 8회 요스바니 페라사의 2점 홈런으로 호주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카스트로는 또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에서 쿠바를 꺾은 한국팀을 칭찬한 적이 있다.

카스트로는 작년 8월 26일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한 `명예를 위한 금메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쿠바 야구 대표팀이 야구의 종주국이자 상업 야구 천국인 미국을 두 번이나 이긴 사실을 높이 평가한 데 이어 한국 야구팀의 실력에 찬사를 보냈다.

카스트로는 "한국과의 야구 경기 결승은 매우 긴장되고 특별했다"며 "쿠바는 9회 말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무산됐다"고 결승전 장면을 묘사했다.

그는 "상대 프로선수들은 타격을 하기 위해 설계된 기계 같았고, 왼손 투수(류현진)는 다양한 구속의 공을 아주 정교하게 던졌다"며 "(전체적으로) 훌륭한 팀이었다"고 평가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