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유도선수 이원희)을 비롯 시부모 시누이 등 시댁 식구들이 모두 와 응원을 한 덕분에 잘 친 것 같아요. "

김미현(32 · KTF)이 모처럼 화사하게 웃었다. 싱가포르에서 치러지고 있는 미국LPGA투어 시즌 세번째 대회 HSBC챔피언스 둘째날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선두권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김미현은 6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CC(파72)에서 속개된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를 쳤다. 2라운드합계 5언더파 139타(71 · 68)로 전날 공동 16위에서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시즌 초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습하고 더운 날씨에 적응한 덕분인지 김미현은 이날 1,2,4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상승세를 탔다. 6,7번홀 보기로 주춤하는가 했으나 8번홀 버디로 만회한 뒤 후반 들어 버디 2개를 추가했다. 김미현은 경기 후 "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더운 날씨를 좋아한다. 다만 이곳 날씨가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나같은 '단타자'들이 불리한 점이 있지만 기회가 왔으니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첫날 선두 재미교포 제인 박(22)은 둘째날 1타를 줄이며 합계 6언더파 138타로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이틀째 공동 1위자리를 지켰다. 김미현과 같은 3위에는 캐서린 헐(호주)이 올라있다. 박세리(32)가 합계 3언더파 141타(69 · 72)로 공동 7위에 자리잡은 가운데 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마지막홀에서 보기를 범한끝에 합계 2언더파 142타(69 · 73)로 공동 11위로 처졌다.

'루키' 신지애(21 · 미래에셋)는 롤러코스터 스코어를 내며 공동 32위에 머물렀다. 신지애는 첫 홀인 10번홀(파4)을 트리플 보기로 출발했다. 세컨드샷이 그린 앞 깊은 벙커에 떨어져 벙커샷을 한 차례 실패한 뒤 네번째 샷은 그린을 넘었고,5온2퍼트로 홀아웃한 것.신지애는 18번홀(파4)에서도 더블 보기를 하는 등 지난해 미국LPGA투어에서 3승을 올린 선수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버디 5개로 만회했다. 이날 1오버파,합계 1오버파 145타(72 · 73)로 언더파 대열에는 들어서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81타를 친끝에 커트탈락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