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이 예전같지 않은가? 볼이 날아가는 것이 종전과 다른가? 그런 골퍼들은 스윙 교정을 시도해볼 만하다. 아직 본격 시즌 전이기 때문에 지금이 올해 스윙 교정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스윙 교정은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또 교정이 완료될 때까지 오랜 시간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 타이거 우즈를 지도했고,지금은 필 미켈슨의 스윙 코치인 세계적 골프교습가 부치 하먼(미국)이 제시하는 '스윙교정의 10가지 룰'을 요약한다.


(1) P볼이 날아가는 것으로 판단하라

스윙 교정은 주위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또는 좋아하는 프로골퍼들을 빼닮고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해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는 바로 볼의 비행(飛行)이다. 볼이 어떻게 날아가는지를 보고 스윙 교정 여부를 정하라는 얘기다. 오른쪽 도그레그홀에서,핀이 그린 오른쪽 구석에 꽂힌 그린에서 애를 먹는 골퍼에게는 페이드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자신은 드로 구질이라면 그런 경우 스윙 교정을 하라는 말이다. 하먼은 "그립을 '스트롱'에서 '위크'로 바꾸어 스윙하다 보면 페이드가 나온다"고 조언한다.


(2) Q혼자서는 하지 말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실제 동작은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윙 교정에는 선생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치의 정확한 진단아래 교정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자신의 스윙을 볼 수 없고,미묘한 동작을 일일이 찍을수 없기 때문에 프로의 힘을 빌려 체크해야 한다. 세계 정상급 투어프로라 할지라도 스스로 스윙교정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하물며 아마추어 골퍼들이 스스로 교정에 착수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게 된다.


(3) R이루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우즈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였다. 그는 더 일관되고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 스윙 전반을 뜯어고치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면 힘든 시기가 올 수 있으니 한 번에 하나씩 고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우즈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우즈에게는 엄청난 인내가 요구됐다. 결과는 즉각 나오지 않았고 그 이듬해 성적(1승)도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즈는 1999년엔 8승을 올리는 등 '황제'의 면모를 되찾았다. 인내심과 의지가 마침내 보답한 것.아마추어들도 스윙 교정이 빛을 발하려면 과정의 어려움,일시적인 부진 등을 참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윙 교정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4) S어드바이스는 스윙 교정이 아니다

뭔가 이상할 때 임시방편은 당시,나아가 몇 주 동안은 통할수 있겠으나 스윙 교정은 아니다. 스윙에 관한 어드바이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그것이 골퍼의 모든 기대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원인은 제쳐둔 채 겉으로 결과만 가지고 따지기 때문이다. 원인을 치유하는 스윙 교정은 일시적인 팁보다 훨씬 복잡하지만,일단 해놓고 나면 스윙의 다른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5) T느낌이 좋으면,옳지 않은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다

스윙 교정은 스윙 전반을 뜯어고치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편안할 수가 없다. 스윙 교정을 시작해 금세 편안해졌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레그 노먼은 1992년 나와 함께 스윙 교정(스탠스를 넓히고 궤도를 플랫하게 하며 릴리스 동작을 바꿈)을 한 뒤 성적이 나아졌다. 그러나 그 스윙 교정이 완전히 착근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점점 예전 스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급기야 1996년 마스터스 때는 6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으나 닉 팔도에게 역전패하고 말았다. 스윙 교정이 완료되기까지는 불편하고 어색한 것이 정상이다. 그것을 참아내지 않으면,어느 새 예전 스윙으로 되돌아가 버린다.


(6) U슬로 모션으로 바뀐 것을 해보라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하기 힘든 교정은 백스윙 톱에서부터 침으로써(over the top) 슬라이스가 불가피한 부분이다. 평소 '아웃-인' 스윙을 하던 골퍼가 갑자기 '인-아웃' 스윙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그런 급작스런 변화를 가장 잘 극복할수 있는 것은 슬로 모션이다. TV의 슬로 모션처럼 아주 천천히 해도 좋다. 천천히 하되 반복적으로 하면 그 느낌이 몸에 배 효과를 발휘한다. 슬로 모션으로 할 때는 볼을 치지 말고,동작으로만 하라.


(7) V좋은 리듬은 든든한 후원자다

스윙 교정이 스윙의 테크닉과 기계적 요소를 뜯어고치는 것이라고 해도,리듬과 밸런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스윙 교정작업은 정확한 연속 동작으로 이어져야 한다.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을 갑작스럽게 치켜올리거나,다운스윙 때 상체위주로 서둘러 치게 되면 교정이 소용없다. 스윙 자체가 빠르든 느리든,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리듬과 밸런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


(8) W코스에서 바뀐 것을 시험해보라

많은 골퍼들이 스윙 교정은 연습장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연습장에서는 잘 되던 교정이 코스에서는 잘 안된 채 예전 버릇으로 돌아가는 일이 잦다. 가능하면 스윙 교정은 코스에서 많이 하라.교정 초창기에 코스를 자주 찾을수록 효과는 더 좋아진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고통이 따를지 모르나,중압감 아래서 변화된 스윙의 믿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9) X쇼트게임도 잊지 말라

풀스윙에 집중하다 보면 쇼트게임 등 다른 부문의 스윙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필 미켈슨이 좋은 예다. 미켈슨은 지난해 풀스윙 교정에 전념했는데 그만큼 쇼트게임,특히 퍼트를 다소 소홀히 했다. 따라서 풀스윙 교정 효과는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코어는 썩 좋지 않았다. 스윙 교정의 목적은 스코어 향상이다. 그런데 다른 부문을 방치하다 보면 교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다.


(10) Y스윙 교정 후 달라진 모습을 상상하라

스윙 교정은 스윙에서 나쁜 요소를 치유하는 것이다. 특정 부위를 끄집어낸 뒤 그 곳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식이다. 한 가지 문제(주된 원인)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교정하면 그와 관련된 여타의 잘못된 부분도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스윙 교정의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는 있다. 일시적으로 옛날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신념을 가져라.일단 새 동작이 효과를 발휘하면 큰 차이가 나타난다. 벤 호건은 "골프에서 최고는 '개선'"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스윙 교정이 잘되면 골프게임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될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