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IB스포츠 협상 사실상 결렬

5일 개막하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의 생중계를 국내 지상파 TV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KBS 등에 따르면 이번 대회의 국내 중계권을 가진 IB스포츠와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지상파 방송사를 대표해 협상을 벌여온 KBS 측은 2일 "2년전 1회 대회 때보다 경기가 악화되고 광고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IB스포츠가 더 높은 금액을 요구했다"며 "IB스포츠가 요구하는 금액으로는 중계권을 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IB스포츠가 중계권료를 터무니없이 높여 놓은 상황에서 액수 차이가 워낙 커 사실상 추가 협상의 여지도 없다"며 "방송사들이 정상적인 경영 상황이면 국민의 볼 권리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중계를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불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고 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 대회와 관련해 IB스포츠는 중계권료로 300만 달러를, KBS는 130만 달러를 제시해 큰 폭의 이견을 보였다.

KBS는 IB스포츠와의 협상이 타결되면 지상파 방송 3사가 이를 나눠 부담하기로 하고 협상을 벌여왔다.

IB스포츠 측은 "처음에 제시한 것과 달라진 것이 없으며 지상파 3사는 KBS를 대표 창구로 했기에 MBC, SBS와는 협상조차 하지 않았다"며 "계속 지상파 쪽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나 아직 무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지상파 쪽에서 중계권을 사지 않는다면 이미 계약한 동영상 포털 사이트 엠군에 생중계(유료 시청)로 내보내고 케이블 채널 Xports에서는 3시간 지연 중계하는 수밖에 없다"며 "중계가 3시간 지연되고 지상파에서 볼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비난 여론이 일고 있어 상당히 부담스럽다.

지상파 쪽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