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여만에 복귀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세계랭킹 33위 팀 클라크(남아공)에게 무릎을 꿇었다.

우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 골프장(파72.7천833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2강에서 클라크에 4홀차 완패를 당했다.

무릎 수술 뒤 전 세계골프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우즈는 2회 연속 우승으로 화려한 복귀전을 노렸지만 이틀만 경기를 하고 짐을 싸야 했다.

우즈와 34세 동갑인 클라크는 2001년 PGA 투어에 뛰어들어 아직까지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세계 랭킹 1위 우즈를 제압하며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을 일으켰다.

전날 64강전에서 한층 정교해진 샷을 보여줬던 우즈는 클라크과 맞붙은 32강전에서는 티샷과 아이언샷이 크게 흔들렸다.

우즈는 실수없는 경기를 펼치는 클라크와 10번홀까지 우열을 가리지 못하다 11번홀부터 13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맞고 무너졌다.

우즈는 11번홀(파5)에서 네번째 샷만에 간신히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파퍼트마저 실패했고 3타 만에 볼을 올린 뒤 버디 기회를 잡은 클라크는 컨시드를 받고 1홀차로 앞서 나갔다.

우즈는 12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쳐 버디를 낚은 클라크에게 홀을 내줬고 13번홀에서도 2m짜리 파퍼트가 홀을 훑고 나오는 바람에 1m짜리 버디 퍼트를 넣은 클라크에게 3홀차로 뒤진 채 끌려갔다.

14번홀(파4) 그린 앞 벙커에서 15m를 남기고 친 세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2홀차로 좁힌 우즈는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우즈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려 카트 도로를 맞고 경기 구역 밖으로 나갔다.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와 세번째 샷을 친 우즈는 파퍼트도 놓쳤고 클라크는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렸지만 파를 지켜 다시 3홀차로 벌렸다.

클라크는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가까이에 떨궈 버디 기회를 만들며 그린을 놓친 황제에게 항복을 받아냈다.

클라크는 "우즈를 꺾으려면 마음을 비우고 부담없이 쳐야 한다.

내 방식 대로 경기를 했고 크나큰 승리를 얻었다"면서도 "이제 2라운드를 치렀을 뿐"이라고 말했다.

클라크는 16강전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대결한다.

우즈는 "매치플레이에서는 버디를 많이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자신의 경기를 평가한 뒤 클라크에 대해 "안정된 경기를 펼치는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우즈는 2주 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WGC 시리즈 두번째 대회인 CA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우즈의 패배에 앞서 세계랭킹 11위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도 45위 올리버 윌슨(잉글랜드)에 2홀차로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윌슨은 전날 20위 최경주(39.나이키골프)를 꺾은데 이어 앤서니 김마저 제압하면서 상위 랭커를 잇따라 잡는 돌풍을 이어갔다.

앤서니 김은 7번홀까지 한홀을 따내고 한홀을 내주는 공방을 펼치다 8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버디를 맞고 2홀차로 뒤졌다.

앤서니 김은 13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반전을 노렸지만 14번홀(파4) 버디로 2홀차로 다시 앞서간 윌슨을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이 밖에 필 미켈슨(미국)은 잭 존슨(미국)을 1홀차로 제압했고 제프 오길비(호주),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짐 퓨릭(미국) 등도 16강에 합류했다.

한편 비제이 싱(피지)은 연장전 끝에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