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복싱평의회(WBCF) 슈퍼플라이급(52.16kg) 챔피언 북한의 류명옥(26)이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아 최근 챔피언 벨트를 박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권투위원회 고문인 이원복 WBC 집행위원은 26일 "류명옥이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치르기로 한 방어전을 포기했다"면서 "이 때문에 챔피언 자리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WBCF 홈페이지에도 류명옥의 이름이 빠진 대신 멕시코의 아나마리아 토레스(29)가 슈퍼플라이급 챔피언으로 등재돼 있다.

2007년 10월 WBCF 챔피언 벨트를 따낸 류명옥은 지난해 4월 멕시코에서 토레스와 1차 방어전(무승부)을 치른 이후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WBCF 규정에 따르면 챔피언이 특별한 사유 없이 일정 기간 의무 방어전을 치르지 않으면 챔피언 벨트를 빼앗길 수 있다고 이원복 위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류명옥의 정확한 출전 포기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위원은 다만 "토레스가 잠정 챔피언에 올라 있어 류명옥이 다시 타이틀전을 치르게 된다면 챔피언 벨트를 탈환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류명옥은 WBCF 챔피언이 되기 전 2005년 3월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슈퍼플라이급 챔피언에도 올라 북한에서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았으며 '프로권투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류명옥은 2005년 6월 WBCF 타이틀에 도전하면서 IFBA 챔피언 벨트를 반납했다.

류명옥의 챔피언 벨트 박탈로 북한 여자 프로복싱은 한 때 3명이던 WBCF 세계 챔피언이 이제는 단 한 명도 없다.

2005년 WBCF 밴텀급 챔피언에 올라 2차 방어전까지 성공한 김광옥(31)은 2년 전 현역에서 은퇴하는 동시에 챔피언 벨트를 반납했다.

김광옥과 함께 2005년 WBCF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던 최은순(29) 역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못하다가 타이틀을 반납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