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일의 공백도 '황제'에게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이변이 많은 매치플레이의 특성도 우즈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US오픈 우승 직후 8개월여 만에 투어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34 · 미국)가 미국PGA투어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1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하며,'복귀전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무릎 수술을 받고 돌아온 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CC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64강전에서 브렌든 존스(호주)를 3&2(두 홀 남기고 3홀차 승)로 제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우즈가 투어 복귀전을 산뜻하게 장식하는 데는 18홀이 다 필요하지 않았다. 16번홀을 마칠 즈음 이미 우즈는 세 홀을 앞서 경기가 종료됐다. 우즈는 복귀전인 데다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매치플레이의 속성 때문에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는 하지 않고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었다.

우즈는 이날 1번홀부터 8번아이언 어프로치샷을 홀 옆 1.5m 지점에 떨군 뒤 버디를 잡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2번홀(파5)에서는 존스로부터 '컨시드'(기브)를 받고 2홀차로 앞서나갔으나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7번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1홀차로 쫓기기도 했으나 8번홀(파5) 버디로 다시 2홀차로 벌렸다.

존스는 일방적으로 우즈를 응원하는 갤러리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지만 후반들어 더욱 집중력을 발휘한 우즈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우즈는 13번홀(파5)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즈는 티샷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골프 클럽으로 땅바닥을 치기도 했지만,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리까지 보낸 뒤 6m 거리에서 퍼터로 이글을 잡아낸 것.

우즈는 16번홀에서 벙커에서 파를 세이브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즈의 2라운드 상대는 레티프 구센을 3&2로 제압한 팀 클라크(남아공)다.

한편 매치플레이답게 첫날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랭킹 2위),파드리그 해링턴(4위),헨릭 스텐손(6위),로버트 칼슨(7위) 등 세계랭킹 '톱10' 선수들이 져 줄줄이 보따리를 쌌다. 최경주(39 · 나이키골프 · 랭킹 20위)도 랭킹 45위인 '복병' 올리버 윌슨(영국)에게 세 홀차로 져 탈락,이날 승리를 거둔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과 2라운드 맞대결이 무산됐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