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면서 라운드 계획을 잡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그렇지만 겨우내 쉬었던 골퍼가 준비 없이 골프장에 갔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샷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라운드에 앞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본다.

◆스트레칭으로 몸 풀어놓아야:골프의 첫째 목적은 '건강과 즐거움'이다. 행여 골프 때문에 부상을 당한다면 그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골프스윙은 한 방향 운동이어서 부상을 당하기 쉽다. 특히 겨울에 골프에서 손을 뗀 골퍼들은 다시 시작할 때 조심해야 한다.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움직이면 무리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장이나 필드에 가기 전 며칠 동안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준비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부상을 막는 길이다.

◆'기본' 점검은 필수:거의 반세기(49년) 동안 프로생활을 해 온 잭 니클로스(69 · 미국)는 요즘에도 시즌 시작에 앞서 코치(짐 플릭)와 함께 '기본'을 점검한다. 그립,정렬,겨냥,스탠스,셋업,프리샷 루틴 등이 주요 점검대상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오랜만에 클럽을 잡는 골퍼라면 기본적인 것들이 일탈하지 않았는지 점검해볼 일이다.

◆클럽별 거리 확인해야:새 시즌을 맞이했다는 것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6번아이언으로 130m를 날렸으니 올해도 그만큼 나가겠지'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잘 맞았는데 클럽선택 잘못으로 볼이 그린에 오르지 못한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올해 첫 라운드에 앞서 드라이빙레인지로 가 클럽별 거리를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몸을 푼 뒤 클럽별로 10개 정도 쳐 가장 멀리 나간 것과 짧게 나간 것을 제외한 6~7개의 평균치를 내보라.그것이 그 클럽의 현재 거리다.

◆첫 라운드부터 욕심 내지 말기를:겨우내 연습을 충실히 한 골퍼들은 자신감이 차 있을 것이다. '첫 라운드에서 베스트 스코어를 내는 것은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시즌 첫 라운드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잔디 상태 · 스윙 · 날씨 등 제반 여건이 아직 미흡한 탓이다. 첫 라운드에서는 클럽별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구질은 변하지 않았는지,쇼트게임 감각은 살아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스코어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9년 목표' 한 가지 설정을:홀인원,베스트 스코어,한 자릿수 핸디캡 진입 등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퍼트는 항상 홀을 지나치게 친다' '라운드 전날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한 클럽 길게 잡는다' '볼에 절대 터치하지 않는다' 등 한햇동안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목표 하나를 잡으라.한 가지라도 1년 내내 집중하면 골프가 달라진다.

◆새 클럽은 시타해 본 뒤 장만을:디자인 · 모양 · 기능 등이 독특한 신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클럽메이커들마다 '첨단 기술로 만들어져 거리와 방향성이 향상됐다'고 선전하지만,골퍼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새 클럽을 장만할 때는 반드시 시타해보고 자신의 체형이나 스윙 타입,호감도 등을 따져보고 사야 후회를 하지 않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