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20 · 나이키골프)가 미국 LPGA투어 정규 멤버 자격으로 치른 첫 대회에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8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슈퍼샷'을 날렸다.

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의 터틀베이리조트 아놀드파머코스(파72 · 길이 6560야드)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SBS오픈(총상금 120만달러)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지난해 신인왕 청야니(대만)와 함께 선두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달렸다.

위는 2002년부터 투어 대회에 출전했으나 모두 초청 선수 자격이었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회원 자격을 얻은 이후 이번이 사실상 데뷔전이다.

잦은 남자 대회 출전에 대한 주위의 비아냥에다 손목 부상으로 인해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위는 이로써 자신의 부활을 확실하게 신고한 셈이 됐다.

위는 지난 7년간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이 녹아있는 듯한 영리하고 안정된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드라이버 대신 정확도가 높은 3번 우드로 티샷을 해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는데 집중했다. 특히 보기를 한 다음 홀에서 바로 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까지 선보였다.

1번홀(파4)에서 4m 버디를 성공시키며 버디쇼의 막을 연 위는 2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며 1타를 잃었지만 곧바로 3번홀(파4)에서 2m 버디로 만회했다.

8번(파3),9번홀(파5)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탄 위는 11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숲으로 들어가 세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보기를 적어냈지만 이어진 12번홀(파5)에서 이글성 버디로 분위기를 금세 바꿨다.

선수들이 승부처로 꼽는 16번(파4),17번홀(파4)에서는 공격적인 아이언샷으로 3~4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8번홀(파5)에도 2m 오르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3개홀 연속 버디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위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잘 풀렸고 퍼팅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위의 이날 티샷 거리는 250야드,페어웨이 적중률은 64.3%,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은 66.7%였고 총 퍼팅 수는 24개에 불과했다.

위와 함께 신인상을 다툴 것으로 기대되는 신지애(21 · 미래에셋)는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2타로 공동 35위에 머물렀다.

신지애는 퍼팅 수 31개가 말해주듯 그린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신지애는 "연습 라운드 때는 바람이 불지 않아 바람에 대한 대비를 못했던 것이 실수였다"면서 "아직 이틀이나 남았으니 실망하지 않고 선두권을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배경은(25)이 5언더파 67타로 4위,김인경(21),강지민(29),안젤라박(21) 등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 6위에 포진했다. 예일대 출신 골퍼로 화제를 낳은 이지혜(26)는 3오버파 75타로 공동 89위,박세리(32)는 트리플보기 1개,더블보기 2개로 무너지며 7오버파 79타로 공동 129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