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이유 있는 여유'

'피겨퀸' 김연아(19.군포 수리고)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불꽃 연기'를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프리스케이팅 준비에 나섰다.

김연아는 6일(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밴쿠버 버나비8 실내빙상장에서 치러진 공식연습을 끝내고 나서 취재진과 만나 "프리스케이팅이 치러질 경기장이 아니라 스케이팅 감을 익히고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힘썼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1.95점)을 0.29점이나 끌어올리면서 최고의 경기 감각을 자랑했다.

이날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펼쳐보일 점프 위주로 30여 분 동안 얼음 위를 질주했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를 뛰려다 한 차례 넘어진 것을 빼면 연속 3회전 점프를 포함해 약점이었던 트리플 루프까지 깨끗하게 성공하면서 전날 경기 느낌을 이어가는 데 주력했다.

김연아는 "어차피 경기는 메인링크에서 해서 오늘 연습링크에서 하는 훈련은 스케이팅 감을 유지하는 정도 밖에 할 수 없다"라고 짧은 훈련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200점 돌파'에 대해선 "점수야 경기를 잘하면 따라오게 마련"이라며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꼭 트리플 루프를 뛰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날 점프와 스핀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6위에 그쳤던 아사다는 이날 역시 점프 감각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고전했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가면무도회'의 왈츠 선율에 맞춰 단독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지만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첫 번째 점프를 2회전으로 처리하고 말았다.

아사다는 이어 트리플 러츠를 뛰려다 더블로 처리하고 나서 음악에 맞춘 연습을 멈췄다.

그리고는 트리플 러츠를 계속 시도하면서 잃어버린 감각을 찾는데 애를 썼다.

아사다의 프리스케이팅 세 번째 과제는 애초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다.

하지만 이날은 트리플 러츠를 먼저 시도해 점수를 끌어올리려는 비책으로 콤비네이션 점프의 첫 번째 점프를 바꾸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리플 플립의 기본점은 5.5점이지만 트리플 러츠는 6.0점으로 0.5점 높다.

아사다로선 쇼트프로그램에 57.86점으로 김연아보다 14.38점이나 뒤진 상황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하기 위한 최후의 선택인 셈이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