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천신만고 끝에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 진출했다.

나달은 3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15위.스페인)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6<4>-7 6-4 7-6<2> 6<1>-7 6-4)로 이겼다.

지금까지 베르다스코를 상대로 여섯 번 싸워 단 한 세트만 내주며 6전 전승을 거뒀던 나달이지만 이날은 무려 5시간14분의 대혈투 끝에 가까스로 승리했다.

5시간14분은 호주오픈 사상 최장시간 경기로 종전 기록은 1991년 보리스 베커(독일)와 오마르 캄포스(이탈리아) 전에서 나온 5시간11분이었다.

같은 왼손잡이인 베르다스코에게 서브 에이스를 무려 20개나 내주며 힘든 경기를 이어가던 나달은 마지막 5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먼저 위기를 맞았다.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30으로 몰린 것이다.

그러나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간 나달은 5-4로 승기를 잡았고 이어진 베르다스코의 서브 게임에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바로 앞선 게임과는 반대로 나달이 0-30으로 베르다스코를 코너로 몰았고 당황한 베르다스코는 더블폴트를 저지르며 0-40까지 내몰렸다.

이후 베르다스코는 30-40까지 만회하며 듀스를 노렸으나 다시 한 번 더블폴트가 나오는 바람에 잘 싸우고도 끝내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무실세트 행진을 하다 처음으로 두 세트를 상대에 내준 나달은 이미 결승에 올라 있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상대로 지난해 윔블던 결승 이후 첫 맞대결을 치르게 됐다.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에서는 생애 첫 결승 진출이다.

페더러와 상대 전적에서 12승6패로 앞서 있으며 그랜드슬램 결승에서는 여섯 번 싸워 역시 나달이 4승으로 더 많이 이겼다.

여자복식에서는 '흑진주' 자매인 비너스-서리나 윌리엄스(미국)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윌리엄스 조는 다니엘라 한투코바(슬로바키아)-스기야마 아이(일본) 조를 2-0(6-3 6-3)으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45만 호주달러(한화 4억원)를 획득했다.

1999년 프랑스오픈을 시작으로 그해 US오픈, 2000년 윔블던, 2001년 호주오픈, 2002년 윔블던, 2003년 호주오픈, 지난해 윔블던에서도 한 조로 복식 챔피언에 올랐던 윌리엄스 조는 8번째 메이저대회 복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동생 서리나는 31일 단식 결승에서 디나라 사피나(러시아)를 상대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