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란 원정길에 올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떠났다.

허정무호가 다음 달 11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릴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4차전 승리를 향한 진군을 시작한 것이다.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공격수 이근호(대구), 정성훈(부산), 미드필더 이청용, 기성용(이상 서울), 올해부터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수비수 이정수(교토) 등 태극전사 19명은 조중연 신임 대한축구협회장 등의 격려를 받으며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박주영(AS모나코), 이영표(도르트문트),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 등 유럽파 다섯 명은 두바이와 테헤란에서 각각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표팀은 일단 UAE 두바이에서 담금질하면서 다음 달 1일 시리아, 4일 바레인과 평가전을 치르고 6일 오전 결전의 땅인 테헤란에 입성할 예정이다.

한국은 현재 2승1무(승점 7)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란이 1승2무(승점 5)로 뒤를 쫓고 있다.

지난해 11월1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에서 2-0 완승을 했던 한국이 다시 적진에서 이란마저 꺾으면 남아공으로 가는 길은 확 트인다.

최종예선 반환점을 돌면서 승점 10점을 가장 먼저 딴다면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권을 가져갈 공산은 크다.

하지만, 이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2위인 한국은 이란(FIFA 랭킹 46위)과 역대 대표팀 간 맞대결에서 8승5무8패로 호각세였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는 1무2패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중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은 호주(5승8무7패), 사우디아라비아(4승6무5패)와 이란 등 세 나라뿐이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출국 전날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재소집하고 나서 "축구에는 징크스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에 새 역사를 만들겠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허정무호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 3차전에서도 이근호와 박주영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 19년간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전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에서 벗어났다.

허 감독은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이 한결같이 열심히 준비했다.

이란은 힘 있고 기술 좋고 짜임새가 있는 팀이다.

쉬운 경기는 아니지만 차분한 운영으로 찬스를 만들어가겠다.

선수들 모두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막내 기성용도 "2주간 제주 훈련으로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렸다"면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두고도 선수들은 19년간 이기지 못해 각오가 남달랐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승리해 월드컵 본선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수비수 강민수(전북)는 "수비진이 골을 내주지 않으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면서 "이란은 개인기가 좋고, 우리는 조직력이 좋다.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태극호의 각오처럼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종도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